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외교단지에서 27일밤(현지시간) 10여차례의 폭발음이 들리고 경찰과 무장단체원들간에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시리아 관영 SANA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 국영 TV는 이날 밤 8시께 다마스쿠스 서부 외교단지에서 `테러리스트 무리'가 폭탄공격과 무차별 총격을 가해왔으나 겅찰이 즉각 반격에 나서 1시간여만에상황을 완전 통제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는 시리아는 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미국으로부터 정치,경제,외교적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 시리아 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과 아랍계의 충돌로 긴장이 일기도 했지만수도 한복판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기는 최근 수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 총격전 발생 복면을 한 무장괴한들이 이날 밤 8시께 과거 유엔 사무소가입주했던 건물에 로켓추진 수류탄과 자동화기로 공격을 가했다. 구(舊) 유엔사무소 건물과 이란, 캐나다 대사관, 영국 대사관저 부근에서 10여차례의 폭발음이 들리고 이어 괴한들과 경찰 병력간에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총격이 벌어진 곳은 파이즈 만수르 지역으로 멧자가(街)로도 불린다. 목격자들을 인용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흰색 밴에서 내린 4명의 괴한들이행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으며 인근을 순찰하던 경찰관들이 경비원들과 함께 반격에 나섰다. 도주하던 범인들 가운데 2명이 사살됐으며 나머지 1명이 생포됐다. 이들이 타고온 밴은 총격 현장에서 300m 쯤 떨어진 인도에 틀어박혔다. 그러나 중국 신화통신 현장 취재 기자는 경찰이 무장괴한 1명을 사살하고 다른1명을 생포했으며 최소한 3명이 차량으로 도주했다고 보도했다. 또 총격 과정에서경찰관 1명이 중상을 입고 후송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목격자들은 TNT를 실은 차량이 이란 대사관 앞에서 폭발해 행인 1명이 숨졌으나대사관에 직접 피해를 주지는 못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범인들의 공격으로 유엔 사무소가 입주했던 건물이 전소됐다는 미확인 보도도나왔다. 건물 주변에 주차했던 차량들도 불에 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보안군의 현장 주변 봉쇄로 취재진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 목격자들의 증언이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등 범아랍 TV 방송들은 상황이 통제된 뒤에도총격 현장 부근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나왔다고 보도했다. ◇ 피해상황과 사건 배경 이번 총격전으로 인한 정확한 피해나 범인들의 정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시리아 국영 TV는 보안군 관계자들을 인용, 경찰이 반격에 나서 상황을 완전 통제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시리아 내무부는 사건 수시간이 지난뒤 총격으로 범인 2명과 경찰관 1명, 주변은 지나던 여성 1명이 각각 숨졌다고 밝혔다. 4층짜리 구유엔 사무소 건물도 폭탄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에는 골란고원의 시리아군과 이스라엘군간 휴전협정을 감독하는 유엔분리감독군(UNDOF) 사무소가 입주했었으나 얼마 전에 이주해서 지금은 빈 상태였다. 주민들은 아직도 이 건물을 유엔 빌딩이라고 부르고 있다. 유엔 관계자들이나 주변 외교 공관 직원들은 이번 총격으로 전혀 피해를 입지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과 이란 외교관들은 테러공격이 자국 대사관을 겨냥한것이 아니라라고 밝혔다. 관영 SANA통신이 보도한 내무부 성명은 이날 무장공격을 "폭력 테러 단체"의 소행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시리아를 포함한 주변 지역의 치안과 정세 불안, 혼란이이번 테러공격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부는 1970년대말과 1980년대초 무슬림형제단 계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 대한 강경 탄압에 나섰다. 이슬람 무장단체원들은 1980년 하페즈 알-아사드 당시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으며 아사드는 가벼운 총상을 입었으나 목숨을 건졌다. 시리아 정부군은 아사드 대통령 암살기도에 대한 보복으로 팔미라 부근 타드무르 군교도소에 수감된 무슬림형제단원 1천여명을 학살했다. 1982년에는 시리아 북부하마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반란이 일어났으며 군은 도시를 초토화하고 1만명을 살해했다. 시리아군은 5년간 전쟁을 벌인 끝에 마침내 무슬림형제단 조직을 완전 분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