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가 사담 후세인시절의 국기를 폐기하고 새로운 국기를 채택한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과도통치위는 26일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바탕에 이슬람을 상징하는 하늘색 초승달 모양이 그려져 있고, 그 밑에 티그리스와 유르라테스강을 상징하는 파란색 줄무늬와 그 중간에 쿠르드족을 상징하는 노란색 줄무늬가 새겨진 새 국기를 승인했다. 과도통치위의 이 조치는 깃발 최상단과 최하단에 각각 빨간색 및 검은색 줄 무늬 그리고 중간에는 흰색 바탕에 초록색 별 3개가 그려지고, 지난 91년 걸프전 직전에는 후세인 명령으로 `신은 위대하다'는 아랍어 문구가 첨가됐던 기존 국기를 폐기하기 위한 것. 연합군 임시행정처(CPA)가 발행하는 아랍어 일간 `알 사바'에 26일 처음 공개된새 국기는 30여개 출품작중 이라크 예술가 리파트 알-차드르치의 디자인이다. 이에 대해 일부 인사들은 "새로운 시대가 된 만큼 국가의 상징을 바꾸는게 당연하다"며 찬성하고 있고, 특히 국기 한 가운데 자민족을 상징하는 줄 무늬가 포함된쿠르드족 인사들은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27일 기자와 만난 파라지 알-하이다리 쿠르드 민주당(KDP) 바그다드 지부 대변인은 "쿠르드족을 상징하는 문양이 포함되어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인사들은 미군이 임명한 과도통치위가 이를 승인한데 대해 불만을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새 국기가 중동국가중에는 유일하게 국기에 파란색 줄 무늬가 있는 이스라엘 국기와 비슷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마흐무드 오스만 과도통치위원은 "개인적 생각으로는 과도국회가 구성된 후 새국기를 채택해도 늦지않다"면서 "지금 국기의 변경 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산적해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아랍어 일간 `아자만'은 28일 "일부 정당과 대학교수 및 종교관계자들은 국기의 변경이 비합법적인 조치라며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중 일부 인사들은 새국기가 이스라엘 국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새 국기에 대해 논란이 일자 과도통치위원회는 주말께 이를 공식적으로공개하고, 내주부터 시험적으로 정부청사에 게양하려던 방침을 변경, 디자이너에게하늘색인 초승달의 색깔을 변경토록 하는 등 긴급 보완작업에 나섰다. (바드다드=연합뉴스) 안수훈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