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이규홍 대법관)는 27일 97년 대선을 앞두고 국세청을 동원, 대선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석희 전 국세청차장과 서상목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과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각각 확정했다. 재판부는 또 불법모금 과정의 공범으로 기소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동생 회성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금 5천만원을, 주정중 전 국세청 조사국장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 2천5백만원을, 김태원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게 벌금 2천만원을 선고한 원심도 모두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서상목 이회성씨로부터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이 부족하니 모금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석희씨 등이 국세청 차장 등의 지위를 이용, 기업 관계자들에게 은근히 압력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모금한 행위를 정치자금법상 '타인의 의사를 억압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의 기부를 알선한 행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97년 대선을 앞두고 국세청을 동원해 23개 기업으로부터 1백66억3천만원의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날 대법원 판결로 지난 98년8월 검찰이 서상목 전 의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불거진 국세청 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은 5년8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세풍' 사건은 97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였던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총재의 측근들이 선거 중립을 지켜야 할 국세청 관계자를 앞세워 기업을 상대로 불법자금을 모금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