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발생 6일째인 27일 한국의 구호물자 등이 본격적으로 중국 단둥을 통해 신의주와 용천 등지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날 압록강다리인 중조(中朝)우의교를 통해 북으로 들어간 차량은 평소의 2배가 훨씬 넘는 4백여대에 달했다.



<>…신의주의 주요 병원에 수용된 피해 어린이의 참상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피해자를 친인척으로 둔 단둥 주민들은 북한당국이 하루속히 환자들을 단둥으로 후송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단둥의 소식통은 "신의주에는 병원이 많아 2천여명의 부상자를 수용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는 북한 당국이 밝힌 4백여명과 큰 차이가 나는 것.


단둥 주민 왕모씨는 "신의주의 한 병원에 입원한 조카가 링거 병이 없어 페트 병 등을 대신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의료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환자들의 경우 단둥으로 보내면 될 텐데 왜 안 보내는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단둥 2병원 등은 의료진 파견과 환자 받을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북으로부터 별 소식이 없어 한가로운 모습이다.


한편 아이길 소렌슨 평양주재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는 이날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폭발사고 당시 발생한 유독성 가스에 노출된 수천명의 용천 주민들이 향후 수년간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될 가능성을 규명하는 작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질산암모늄이 피해자들에게 미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며 "이에 노출되면 단기적으로는 피부와 목, 허파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혈액중 산소공급이 감소하면서 호흡장애와 혼수상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단둥을 통한 용천 참사 구호 창구가 되고 있는 단둥한국인회와 북한의 대표적인 대외무역단체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의 단둥대표부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톈진의 엘림교회 관계자가 이날 단둥한인회 사무실을 찾아와 6만위안(8백40만원)의 지원방안을 협의한 것을 비롯해 단둥을 비롯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한국기업인들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단둥한인회는 지난 26일 민경련측과 구호물품 제공방안에 합의했다.


단둥한인회는 현금 대신 의약품과 식품 담요 등 구호물품을 단둥 보세지역에서 민경련에 넘기고 신의주로 들어가는 물류비(트럭 1대당 70달러)까지 지원키로 했다.



<>…한국의 구호단체 월드비전은 이날 오후 4시 모포 등 구호물품을 중조우의교를 통해 보냈고 대북 컨설팅업체인 포원비즈도 물과 과일 등을 트럭편으로 실어 보냈다.


오전엔 북한과 거래해온 화교기업인 신우무역 관계자가 '무상원조'라고 한글로 쓴 플래카드를 건 트럭 2대에 라면과 밀가루를 가득 싣고 북으로 들어갔다.


검은색 돼지 20여 마리를 실은 무상원조 트럭도 들어 가는게 목격됐다.


승합차에 무상원조 물품을 실은 한 운전기사는 "생활용품이라면 뭐든 다 있다"고 말했다.



단둥=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