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저축하자] 제2부 : (2) '조기 투자교육 시급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과 한국은 개인의 금융자산 운용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미국은 개인 금융자산 가운데 투자상품인 주식과 펀드(투자신탁)의 비중이 44%로 가장 높다.
현금과 예금은 13%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연기금과 채권에 분산 투자돼 있다.
당장 필요한 자금을 빼고는 대부분 투자상품에 돈을 넣어두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은 실질금리가 거의 제로(0)인 은행에 57%의 개인 돈이 몰려 있다.
주식과 펀드의 비중은 고작 13%에 그친다.
경제규모와는 달리 투자패턴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다.
미국도 처음부터 개인이 주식과 펀드에 집중 투자한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현금과 예금,채권의 보유비중이 주식이나 펀드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10년만기 채권금리가 연 10%대에서 4∼5%대로 떨어지자 미국 투자자들은 재빨리 주식과 펀드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말 10%대였던 금리가 지금은 4%대로 낮아졌지만 주식과 펀드에서 현금과 예금으로 빠져나가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양국간 투자교육 차이에서 발생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실례로 미국 시카고에 있는 스타인로우투신운용사는 '스타인로우 영 인베스트펀드'라는 '어린이 펀드'를 운용중이다.
운용자산이 1조원에 달하는 이 펀드의 주요 고객은 11∼14세 중학생.펀드에 가입한 학생들은 한달에 한번씩 코카콜라 맥도날드 월트디즈니랜드 등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사업내용과 사장 인터뷰 등을 팜플렛으로 받아본다.
때로는 기업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 기업을 직접 둘러보기도 한다.
학생들은 '어느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버는가' '지난 몇달간 펀드의 가격이 오른 이유는 뭔가'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다.
펀드 가입비는 부모나 조부모가 '용돈'을 매달 적립식으로 내주는게 일반적이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소장은 "미국에선 어린이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펀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학생들은 펀드투자를 통해 주식시장의 흐름에 눈을 뜨게돼,어른이 되어서도 주식이나 펀드투자에 쉽게 나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투자교육다운 투자교육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 결과 주식시장은 저금리 시대 노후대책을 위한 건전한 투자처로 자리잡지 못하고 '아마추어 투자자'들의 '모 아니면 도'식 놀이터로 전락했다.
미래에셋 강 소장은 "정부와 금융회사들이 앞장서 저금리시대에 맞는 가계금융자산 관리방법 등을 교육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