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구도가 갈수록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152명 과반 여당의 원내 사령탑인데다, 당헌.당규상 보장된 원내대표의 권한이당 의장과 버금갈 정도로 막강한 탓에 각 계파는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의 구도는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의 재선 도전과 당권파인 천정배(千正培)의원, 김한길 당선자의 강한 출마의지속에 일단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권 핵심부로부터 입각을 권유받은 김 원내대표가 정부쪽으로 자리를 옮길지, 당에 남을지에 따라 구도는 달라진다. 그가 입각할 경우, 재야출신 및 구 민주당 중진그룹은 이해찬(李海瓚) 의원을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변수는 당권파의 후보 단일화 여부다. `천.신.정'으로 일컬어지는 당권파의 핵심이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의 그늘에 가려온 천 의원이 원내대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7대 총선후보 공천작업을 주도하면서 나름대로 세를 형성해온 김한길당선자도 의지가 간단치 않다.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문화관광부 장관 등 요직을 거치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자제해온 그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통해 입지를 확장시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장은 고민이 깊다. 두 사람 모두 정 의장과 절친한 관계일뿐 아니라 이들둘이 출마할 경우 당권파의 표가 갈리기 때문이다. 물론, 정 의장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자신의 의중을 표면화 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다른 쪽을 적으로 돌리는 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단일화 합의가 불발될 경우, 1차 투표에서 이긴쪽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안도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팅 보트는 30여명에 달하는 당내 친노개혁성향 그룹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당내 인사에 전혀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한이상 `노심'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하에서는 이들이 개인적 친소관계와 정치적 성향에 따라 지지가 엇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한편 여성 상임중앙위원인 이미경(李美卿) 당선자와 4선인 장영달(張永達) 의원등도 내심 출마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선구도는 더 복잡해 질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