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편입시험 '무더기 커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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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11개 서울 소재 대학의 편입학시험에서 대규모 조직적인 '부정행위(커닝)'로 1백25명(중복합격자 포함)이 부정합격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부분 대학의 편입학시험이 영어과목으로 당락이 좌우되는데다 응시자 신원확인 등 관리가 허술한 틈을 타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이뤄진 것.
그동안 편입학시험에서 재단이나 교직원 비리 등이 적발되기는 했으나 이처럼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2일 무전기로 답을 알려주는 수법으로 수험생 80여명이 2백70여차례에 걸쳐 부정시험을 치르게 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주모씨(30ㆍ무직) 등 4명을 구속하고 응시생 남모씨(27) 등 30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주씨는 2000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영어 실력이 뛰어난 황모씨(31),박모씨(27ㆍ구속) 등과 짜고 이들이 시험장에서 무전기로 정답을 알려주면 이를 받아적은 뒤 다시 무전기로 수험생들에게 답을 불러주는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이들은 서울 소재 11개 대학에서 83명이 모두 2백74차례(중복)에 걸쳐 부정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응시생 83명을 수사한 결과 중복 합격을 포함해 1백25명이 합격하고 68명은 등록까지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주씨는 편입 관련 인터넷카페에서 알게 된 시험 준비생들에게 "서울 상위권 대학에 합격시켜 준다"며 접근, 1인당 1백만∼1천만원씩을 받기로 하고 계약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