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울증 어린이 환자들이 정신의학의사들로부터 상담 기법 대신 우울증 치료약으로 치료받는 사례가 급증 추세이나,현재 처방되고 있는 항울제의 약효가 지나치게 과장돼 알려져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각종 연구 자료에 따르면 항울제를 사용하는 어린이 숫자가 지난 87년부터 96년사이에 3배-10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될 뿐 아니라 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 사이에도 50% 더 늘어나는 등 항울제 복용 어린이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5년간 항울제 복용 증가 추세는 특히 6세 이하 어린이에게서 더욱 급격하지만, 이들 나이의 어린이에 대한 항울제의 임상실험 자료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이 신문은 더구나 임상실험에서 약효가 한번도 입증되지 않은 어린이 항울제일수록 처방 사례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축에 끼어 있다고 어린이 항울제 남용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그 사례로 `팍실'이라는 약품에 대한 소아과 처방이 98년부터 2002년 사이 2배 증가했으나 3차례의 임상실험에서 대조약인 위약(僞藥)보다 나은 약효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팍실은 그동안에도 어린이에 대한 처방이 승인되지 않은 약품이지만,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영국 보건 당국은 의사들에게 이 약을 어린이에게 처방하지말도록 경고했다. 팍실뿐 아니라 우울증을 앓는 어린이들에 대한 15차례의 항울제 임상 실험 가운데 10개 실험에선 위약보다 나은 약효가 입증되지 못했고, 2개 실험에선 결론을 못내림으로써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3개에 불과했다. 이달 브리티시 영국 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기고한 호주 연구원들은 항울제 약효에 대한 연구 자료를 검토한 결과 약효 연구원들이 실험 성공 사례를 선별적으로 과장하고 문제점들을 얼버무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보건 당국은 최근 자살 충동 유발 가능성을 지적하며 항울제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함으로써 항웅제 연구자료의 신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정신의학계는 "의사의 상담없이 갑자기 항울제 복용을 중단할경우" 위험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대체로 항울제의 약효 자체에 대해선 확신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