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노동 현장의 대표적인 '투사'들이 국회에 진출하게 됐다. 15일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심상정 전 금속노조 사무처장(46ㆍ여)과 단병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56)이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됐다. 앞으로 이들의 의정활동은 노동계는 물론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 노동계 '대모' 심상정 당선자 =심 당선자는 지난 77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80년 학원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면서 서울대 최초로 여학생회를 결성하는 등 학생 운동에 투신하면서 노동계와 인연을 맺었다. 학원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구로 3공단 전기 회사에 취업해 노조를 만들었고, 85년에는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한 뒤 서울노동운동연합을 결성하는 과정에서 10여년간 수배 생활을 했다. 민주노총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에서는 쟁의부장, 쟁의국장을 맡기도 했다. 심 당선자는 "50년만에 노동자, 서민을 대표해 1호로 국회에 들어가게 되다니 감개 무량하다"며 "진보 정당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 '투사' 단병호 당선자 =단병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은 지난 83년 서울 창동의 모 건설회사에 취업하면서 노동 운동에 뛰어들었다. 87년에는 취업했던 공장에 노조를 만들어 초대 위원장을 맡았고, 90년부터 4년동안 전노협 의장을 지내며 노동운동을 세력화하는데 앞장섰다. 8년5개월동안 구속과 수배를 되풀이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현재까지 '단 위원장'은 고유 명사처럼 불린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진보 정치의 원내 진출이 실현된 것은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일하는 사람들이 정치의 주체로 당당히 나섰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