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을 거치면서 각 당 승리의 일등공신은 누구일까. 열린우리당 승리의 주역은 정동영 의장이다. 정 의장은 한때 '노풍(老風) 발언'으로 위기상황을 맞았지만, 선거 사흘전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 후보 사퇴' 카드를 던지는 '살신성인'의 자세로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도 정 의장과 역할 분담을 하며 탄핵 부당성을 알리는 작업을 주도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차떼기 당'오명에다 '탄핵 후폭풍'으로 바람앞에 등불이던 당을 회생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는 전국투어에 나서면서 '박풍(朴風)'을 일으켰다. 민주당 추미애 선거대책위원장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맹활약했지만, 당이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빛나는 조연'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한나라당 윤여준 선대위부본부장은 선거전을 실무지휘하면서 당이 탄핵역풍을 딛고 선전할 수 있게 한 추동력이 됐다. 방송앵커 출신으로 참신함과 대중성을 갖춘 열린우리당 박영선 대변인은 쇄도하는 지원유세 요청에 응하느라 구두굽이 닳도록 전국을 누볐다. 민주노동당이 대중적 지지를 얻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은 단연 노회찬 선대본부장이다. 그는 각종 토론프로그램에서 재치있는 말솜씨로 일약 '스타'로 떠오르며 민노당의 인기몰이에 앞장섰다. 전국을 돌며 유세를 펼친 천영세 선대위원장, 단병호 비례대표 후보도 민노당 선거운동 공신이다. 홍영식ㆍ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