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16대 총선이후 국내 증시를 대부분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의 가장 큰 악재인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됨에 따라 최근의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강한 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15일 국내 주요 증권사(외국계 2개사 포함) 리서치센터장및 투자전략팀장 등 27명을 대상으로 "총선후 증시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 대부분은 "이번 총선결과에 상관없이 중.장기적으로 증시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오는 2분기중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설문대상 증권사와 관계자들의 이름은 당사자들의 요청에 따라 밝히지 않는다. ◆총선 후 주가전망 '좋다' 설문에 응답한 전문가들중 62.9%는 총선 후 주가전망을 밝게 봤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됐기 때문"이라는게 첫번째 이유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게 불투명성"이라며 "이번 총선을 계기로 탄핵정국으로 촉발됐던 정치적 불안요인이 점차 사라져 증시가 안고있던 정치적 부담이 걷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선거가 과거와 달리 기업에 손을 내밀지 않고 비교적 깨끗하게 진행돼 기업투명성이 부각된 것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소수이지만 부정적 전망도 있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등이 남아있어 정국의 불안요소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또 다른 시황분석팀장은 "민주노동당의 선전으로 앞으로 노사관계가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 헤드는 "총선이란 정치적 이벤트는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보는 시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후 증시의 최대변수 향후 증시의 최대변수로 가장 많은 응답자(24.0%)가 '기업실적'을 꼽았다.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큰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연 이같은 추세가 2분기에도 유지될 수 있을 지 여부가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는 관건이라는 것이다. '미국 금리인상 여부'(16.6%),'내수경기회복 여부'(14.8%),'이라크 문제'(12.9),'국제유가'(12.9%) 등도 중요한 변수로 거론됐다. 특히 이라크 문제는 단순한 지정학적 위험요소를 넘어 국제 원자재 가격과 금리,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거리라고 지적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가 고용 및 투자가 뒷받침된 성장기조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느냐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지적됐다. ◆외국인 순매수 기조 불변,지수 1,000 돌파 가능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번 총선 이후에도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급속히 좋아지는 데 반해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강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이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 1,000선 돌파는 총선결과에 상관없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 시기를 대부분 '2분기'로 내다봤다. 총선 이후 투자전략과 관련,대다수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가 집중되며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각 업종의 1등기업에 주목할 것"을 권유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