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게임시장의 화두는 단연 '온라인'이다.


게임산업의 메카인 미국에서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콘솔게임과 PC게임에 온라인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집에서 혼자 즐기던 콘솔게임이나 PC패키지게임을 네트워크로 연결, 여럿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온라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콘솔업계의 쌍두마차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콘솔을 이용한 온라인 서비스에 나섰다.



EA 아타리 등 게임 배급업체들도 콘솔과 PC패키지용 온라인게임 타이틀을 대거 내놓았다.


업계는 온라인 콘솔게임과 PC 기반의 온라인게임 중 어느것이 득세할지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인프라가 발전함에 따라 불과 2∼3년 뒤엔 PC 콘솔 등 플랫폼의 구분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미국 최대 게임 배급사인 EA의 래리 프로스트 회장은 "게임산업의 최대 화두는 온라인"이라며 "2006년께엔 거의 모든 게임이 온라인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경쟁력은 '콘텐츠'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PC 기반의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을 앞세워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해온 한국산 게임은 위협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비록 아시아 시장은 평정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 콘솔ㆍPC게임의 온라인화


양대 콘솔업체인 소니와 MS는 '온라인'에 사활을 걸었다.


두 회사는 1,2년 전부터 각각 온라인 기능을 지원하는 콘솔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PS)2 온라인'과 'X박스 라이브'를 내놓고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PS2 온라인 어댑터는 미국 일본 등에서 2백40만개가 팔렸고 X박스 라이브 이용자도 80만명을 넘어섰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주니퍼리서치는 콘솔 온라인 이용자가 2008년까지 2천8백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의 온라인 공세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게임스튜디오(MGS)의 글로벌 총괄책임자인 셰인 김은 "현재 72개인 X박스 라이브용 게임을 연내 1백5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도 온라인을 지원하는 PS2 게임을 지난해 50여개에서 올해 1백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PC게임의 온라인 바람도 거세다.


'스타크래프트' 등 PC패키지게임으로 유명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온라인화의 선두주자다.


이 회사는 한국의 '리니지'와 같은 PC 기반의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처음 개발, 시범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세계 3대 배급사인 아타리는 히트작 '던전앤드래곤스(D&D)'의 온라인 버전을 개발하고 있고, EA는 '심즈온라인' 등에 이어 온라인 스포츠게임 '피파 2004' 'NBA2004' 등을 콘솔과 PC용으로 모두 선보였다.



◆ 게임에도 '컨버전스' 조짐


콘솔과 PC게임의 온라인화가 급진전되면서 게임 시장에서도 '컨버전스'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SCE의 후쿠나가 겐이치 부사장은 "콘솔과 PC 기반의 온라인게임 중 어느것이 시장을 주도할지 예측할 순 없지만 미래에는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 자체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이 전세계 가정에 보급되면 PC 콘솔 모바일 등 어떤 플랫폼을 활용하든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솔시장만 봐도 컨버전스 조짐이 있다.


MS와 소니의 차기 콘솔 버전인 'X박스2'와 'PS3'(가칭)는 온라인 기능 강화뿐 아니라 PC와의 호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CE의 후쿠나가 부사장은 "PS3를 구동하는 반도체칩을 일반 PC에서도 쓸 수 있도록 IBM 도시바 등과 공동 개발중"이라고 설명했다.


MS도 최근 PC의 장점과 콘솔의 장점을 묶은 차세대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XNA'를 발표하고 X박스2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따라서 성공의 관건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원활하게 구동되는 콘텐츠다.


한국 게임업체들도 이제는 PC 기반의 온라인 RPG 위주에서 벗어나 콘솔 등 다른 게임 장르로 영역을 확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MGS 총괄책임자인 셰인 김은 "한국 게임업체들의 온라인게임 노하우는 엄청난 강점이지만 세계 무대를 겨냥한다면 보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드먼드(미국 워싱턴주)=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