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미국에 대한 테러 등의 위협에 충분히 대처할 준비를 갖추는데 앞으로 5년은 걸린다고 조지 테닛 CIA 국장이 14일 밝혔다. 테닛 국장은 이날 9.11 조사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하고 "국가안보국(NSA)이나 정보분석 당국 등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닛국장은 정보당국이 "9.11 음모를 결코 간파할 수 없었다"면서 "우리는 미국 본토를치려는 오사마 빈 라덴의 의도를 알았지만 그것을 효과적인 방어로 연결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1997년부터 CIA를 이끌어온 테닛 국장은 9.11 테러전 몇년 동안 CIA 인력의 약25%와 자본투자 수십억 달러를 잃었다고 말했다. 테닛 국장은 "우리가 아무리 필사적으로 노력했어도 그것은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CIA의 스파이 훈련 및 배치에 필요한 `비밀지원활동(plumbing)'은 오랫동안 방치됐다가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에는개선작업 중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토머스 킨 조사위원장은 테닛 국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우리가 (다른테러발생없이) 5년이라는 기간을 갖고 있는 지 모르겠다"면서 "이것은 좀 우려되는문제"라고 말했다. ▲보고서=이에 앞서 9.11 조사위가 발표한 CIA에 대한 중간보고서는 CIA가 9.11테러 전에는 테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향상시킬 자금이나 계획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CIA의 테러리즘 분석에 결함이 생긴 이유는 "너무 많은 우선사항들과 전략분석 기능에 대한 관심의 감소, 예산 제약, 적들의 정교한 부인 및 현혹 노력, 안전규정" 등의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9.11 테러전(前) 정보 실패로 제기된 주요 의문은 "누가 정보당국을 책임지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정보당국이 알고 있는 것과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정보 분석의 약점은 특히 CIA가 공중납치된 항공기가 무기로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하지 않은데서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테러범들이 납치한항공기를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은 그 동안 많은 관련 정보가 있었음을 감안할 때 정보당국이 이를 당연히 고려했어야 한다고 이 보고서는 말했다. 그 정보들은 ▲ 1994년에 소형항공기가 백악관 뜰에 추락한 사건이나 ▲ 알제리테러범들이 비행기를 에펠탑에 충돌시키려 했다가 실패한 사건 ▲ 1995년 필리핀에서 체포된 테러범이 비행기를 CIA 본부에 충돌시키는 것을 고려했다고 말한 것 ▲ 1998년 비행기를 미국 도시에 추락시키려는 음모가 있다는 미확인 보고 ▲ 미국이 구금한 테러범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비행기를 공중납치하려는 음모가 있다는 말을 한외국정부가 들었다는 정보 등이다. ▲테닛 증언=테닛 국장은 자신이 관리전략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테닛 국장이 언어훈련에서 정보수집 체제, 분석까지 대테러전에서정보당국이 획득해야할 능력을 정의하는 `관리전략'을 개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테닛 국장은 "그것은 완전하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정보당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한편 테닛 국장은 CIA의 실수를 인정했다. 테닛 국장은 9.11 항공기 납치범들인나와프 알하즈미와 할리드 알미다르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를 다른 정보당국에 알리고 경보를 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테닛 국장은 CIA, FBI, 국무부, 국방부가 모두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지만 "어느 것도 공동으로 이용할 수 없고 광범위한 접근이 가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닛 국장은 "우리는 대내외 정보, 데이터, 활동, 분석을 통합하는 정부 차원의 능력이 없었다"면서 "경고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구조 없이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