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日 경영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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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된 21세기 벽두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
일본의 세계적 경영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 오마에&어소시에이츠 대표(61)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인들은 지난 외환위기를 잊어버린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가의 장기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할 중요한 시기에 내부 갈등으로 인해 일본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중국 대만에도 뒤처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한국경제가 상당히 어려운 데 개선될 가능성은.
"한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적다는 게 경제의 구조적 문제다. 한국기업만이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서 1등하는 제품을 늘려야 한다."
-삼성전자 같은 기업도 있지 않은가.
"한국기업 중 세계 1백대 브랜드로 꼽히는 기업은 삼성밖에 없다. 일본은 20여개가 넘는다. 외환위기 이후 더 많은 글로벌기업이 생겨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 정책과 경영 실패로 탄생하지 못했다."
-초일류 기업이 많이 생기지 못한 이유는.
"정치인과 기업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정국 혼란이 거듭되면서 기업의 투자 의욕을 떨어뜨렸다. 기업가들은 한 분야에서 승부를 걸지 않고 단기적으로 돈만 벌려고 한다."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인가.
"첨단기술과 핵심 부품산업에서 일본과 한국간 기술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수출이 늘면 일본으로부터 부품 수입이 늘어난다. 현재 한국이 만드는 제품은 조만간 대만과 중국도 따라갈 수 있다. 올해가 한국경제의 회생을 위한 고비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지역과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가속화되는 10년 뒤를 대비해야 한다. 한국에는 다른 나라보다 우수한 인재들과 젊고 활력있는 벤처 기업들이 많다."
-한·일간 FTA 전망은.
"양국간 지리적 인접성을 고려하면 하나의 시장이 되는 게 좋다. 그러나 한국측에서 FTA 협정 체결 의사가 정말 있는지 궁금하다. 내 판단으로는 단일시장이 되면 한국은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많다. 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상품이 얼마나 있는지를 따져야 할 것이다. 시멘트 건설 식품 정도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