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선 대선전이 한창이다. 이에 따라 각종 선거 관련 서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판한 폴 월드맨의 '사기(fraud)'라는 서적이 정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자가 '대국민 사기를 성립시키는 방법'이라고 제시한 내용이 한국의 정치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상대방을 공격하는 내용 중에는 이 책의 7계명 범주에 드는 것이 많다. 책의 내용을 곱씹어 볼수록 한국에서 벌어지는 여야 정쟁과 비슷하다. 각 당 지도부가 이 책을 '숙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부분이 있다. 주요 골자를 소개한다. △1계명=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가문의 아들(부시 대통령)을 텍사스의 서민으로 묘사하라. △2계명=언론이 어려문 질문을 계속하면 언론을 '상대당편'이라고 질책하라. △3계명=동정심을 유발시키는 단어와 사진으로 정책을 포장하라.이와 함께 파괴적인 제안들을 친근한 어휘로 포장하라. △4계명=미디어에 '진실된 인간'이라는 면이 항상 드러나도록 하라. △5계명=노동자에 반하는 정책을 지지하면서도 겉으로는 노동자의 가치를 찬양하라. △6계명=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비애국자로 몰아붙여라. △7계명=위의 사실이 모두 사실로 느껴질 때까지 끊임없이 반복하라.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