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우리 표적 아니다"‥한국인 7명 이라크 무장세력에 한때 피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8일 이라크에서 한국인 목사 7명이 현지 무장세력에 의해 한때 억류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교민 안전대책을 점검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특히 최근 2명의 한국 기업인이 이라크 저항세력에 붙잡혔다 풀려난지 얼마 안되는 상황에서 비슷한 사건이 재발한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군의 추가파병을 앞두고 현지 저항세력의 경고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4백50여명의 서희ㆍ제마부대원을 이라크 남부 나자프 지역에 파병한 데 이어 3천6백여명으로 '자이툰부대'를 편성, 6월 말께 이라크 북부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등 두 곳 중에서 한 곳을 선정해 추가 파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라크에는 한국과 미국 영국 외에 스페인 일본 우크라이나 등도 병력을 파견,치안유지를 담당하고 있지만 '철수'를 경고하는 수니파 등 현지 무장 저항세력의 테러 공세 등으로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 고조되는 교민 불안
이라크 저항세력은 이날 한국인 7명을 잠시 억류했다가 풀어준 것과는 달리 일본인 3명은 이라크 주둔 일본 자위대가 철수하지 않을 경우 살해할 것이라는 위협속에 계속 억류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은 이라크 재건 지원을 위해 비전투 목적의 지상군 수백명을 이라크에 주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추가파병이 가까워질수록 또다른 납치극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날 억류됐던 한국인 7명은 기독교복음단체 총연합회 소속 목사들로 허영 임영섭 홍광천 조종헌 이명숙 김필자 변경자씨 등이다.
이들은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열릴 종교행사 참석을 위해 요르단 수도 암만을 떠나 바그다드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무장세력으로부터 풀려나 바그다드에 도착한 직후 한국 언론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무장세력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난 뒤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음료수와 음식을 제공하는 등 호의를 베풀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를 억류했던 사람들에게 요르단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지만 그곳이 더 위험하다며 바그다드로 데려다 줬다"고 덧붙였다.
◆ 정부 대응책 부심
정부는 이들 7명이 무사히 풀려나자 안도하면서도 유사한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한 모습이었다.
외교통상부는 주이라크 대사관측에 현지에 머물고 있는 한국 민간인들에 대해 외출 자제와 대피를 권유토록 하는 등 비상대응체제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라크를 여행제한 국가로 분류하고 있으며, 요르단과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억류됐던 목사들의 이라크 입국을 만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