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방송 1주일새 회원 50만명…지역별 반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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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EBS) 수능 강의가 개강 1주일째를 맞았다.
인터넷 전용사이트 EBSi(www.ebsi.co.kr) 회원이 1주일 만에 50만명에 육박했고 우려했던 '접속대란'도 발생하지 않아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사교육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지방 학생들은 EBS 강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무미건조한 강의와 좋지 않은 동영상 화질에 불만을 느끼는 학생이 늘고 있는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또 교육부가 '수능시험에 얼마나 많이 반영할지'에 대해 밝히기를 꺼리면서 서울에선 학원의 1대 1 지도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학원으로 '회귀'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EBS 강의 성패의 최대 관건은 과연 얼마만큼 EBS 강의가 수능시험에 반영되고,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 강의는 합격점 =일단 EBS 강의 자체에 대한 평가는 합격점이다.
특히 지방 고교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과 달리 학원 등에서 사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학생들이 강남의 스타강사들이 진행하는 '수준별 보충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기 때문.
경북 북부의 오지에 있는 영양고등학교의 경우 녹화방송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주로 재방송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김인규 교감은 "영양에는 학원 자체가 전혀 없어 학생들이 학교 이외의 과외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에서 교육방송은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의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반응이 많고 '쌍방향 수업'이 아닌 탓에 궁금한 것을 바로 해소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서울 모여고 3학년 박모양은 "못 가르치는 건 아닌데 강의만 계속되니 지루해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다른 공부할 것도 많아 교재만 사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영상 강의의 화질에 대한 불만도 많다.
접속 폭주를 우려해 3백Kbps급을 제공하고 있으나 칠판 필기가 잘 안 보인다는 지적이 쇄도하고 있다.
한달여 만에 급조된 교재의 질이 학습단원을 세밀하게 분류해 놓지 못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친다는 비판도 있다.
◆ 학원가 수강생 감소 진정 =지난 3월 수강생이 20∼30%씩 줄어들었지만 EBS 수능강의가 시작된 뒤 이탈 분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게 학원가의 분석이다.
EBS 강의 때문에 그만둘 학생은 이미 다 빠졌다는 것.
서울 서초동 A학원 관계자는 "학원에 대한 영향은 예상보다 작은데 학생들이 EBS와 학원을 병행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EBS가 수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정시와 수시모집때 함께 지원하려는 학생에게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연희동의 S학원 장모 강사는 "EBS 수능강의가 시작되기 전에는 학원을 그만 다녀도 되는지를 혼란스러워하던 학생들이 지금은 학원에서 EBS교재의 문제풀이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 개선책 =EBS 강의의 유용성은 인정하지만 어떻게 활용해야 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학생이 많다.
이는 교육부가 "EBS 강의를 수능에 반영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반영 방식을 밝히긴 곤란하다"고 나오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교육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일단 올 6월 전국모의평가 이후 EBS 강의의 수능반영 방식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 EBS 강의에 대한 1차 평가가 내려질 전망이다.
부산=김태현ㆍ대구=신경원ㆍ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