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타임지가 선정한 패션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비즈니스위크가 뽑은 2004 최고 경영인'….


세계적인 명품업체 버버리의 최고경영자(CEO) 로즈 마리 브라보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그는 7년 재임기간 동안 회사 매출액을 3배 이상 늘려 하향일로에 있던 버버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한국 내 사업장 점검차 최근 방한해 한국경제신문과 6일 단독 인터뷰를 가진 브라보 회장은 "1백48년의 전통을 가진 버버리의 유산 위에 현대적인 패션 트렌드를 접목시킨 게 성공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미국 뉴욕 출신인 브라보가 버버리에 합류한 것은 지난 97년.


당시 버버리는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에 발맞추기보다는 트렌치코트와 체크무늬만 고집하다 '한물간 브랜드'로 인식되는 위기에 처했다.


구치 등 경쟁업체들이 이미지 리뉴얼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버버리는 1백년이 넘는 전통과 역사만 믿다가 시장에서 뒤처지게 된 것.


미국의 유명백화점 메이시(Macy)에서 20년 가까이 구매·머천다이징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다 삭스(Saks)백화점 CEO를 7년간 역임한 브라보 회장은 버버리 입성 후 유통업계의 베테랑답게 버버리의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체크와 트렌치코트 외에 새로운 고객 발굴을 위한 브랜드 현대화 작업이 절실했습니다.창조적인 마인드의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유명 패션 사진작가와 슈퍼모델을 기용해 버버리의 낡고 남성중심적인 이미지를 여성적이고 현대적으로 바꾸는 데 주력했지요.남성복,여성복,액세서리 외에 아동복,유아복,강아지옷,향수 등 제품 라인도 다양화했고요."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브라보가 버버리에 합류하기 전 약 2억파운드(약 4천1백86억원)였던 버버리의 총 매출액은 지난해 5억9천3백만파운드(1조2천4백11억원)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런던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올해 3월 결산 예상 총매출액은 무려 6억7천5백만파운드(1조4천1백27억원)에 달한다.


그는 "패션 비즈니스에선 시장보다 한 발 앞서 트렌드를 읽어내는 데 성패가 달려 있다"며 "앞으로도 버버리의 유구한 전통에 현대적인 패션 트렌드를 접목시켜 연령,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