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이 내년 초 서울과 뉴욕 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지난 2일 기자와 만나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아직까지는 검토단계"라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내년 초 국내외 증시 동시상장이 이뤄질 경우 뉴브리지 펀드와 예금보험공사는 제일은행 인수ㆍ매각 이후 처음으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코헨 행장은 그러나 뉴브리지가 제일은행에 투자한지 5년째가 되는 올해나 내년에 지분 전량을 매각할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사모펀드)도 기업실적이 좋으면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며 성급한 단정을 경계했다. 제일은행은 1999년 6월25일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감자명령(일반주주 지분 전체 소각)을 받고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공적자금 투입과 감자를 거쳐 뉴브리지 펀드에 5천억원에 매각(지분율 51%)됐다. 매각 당시 지분율은 뉴브리지 51%,예보(재경부 포함) 49%였으나 지난해 예보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서 각각 48.5%, 51.4%로 지분율이 역전됐다. 코헨 행장은 이어 자신이 취임하면서 내걸었던 △총자산 40조원 돌파 △세전 자기자본순이익률(ROE) 25% 달성이라는 두 가지 경영목표를 올해 중 모두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2월 말 현재 총자산이 이미 41조원을 넘어선 상태"라며 "ROE 25%도 올 하반기 중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자산성장에 주력해 초기비용이 많이 들었고 신용카드 충당금 적립 부담도 컸지만 올해는 이같은 요인들이 해소돼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코헨 행장은 또 "대출자산의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지난해 주택자금대출을 국민은행보다 1조원이나 더 취급했을 정도로 가계대출 비중을 키웠다"면서 "하지만 담보비율을 낮게 유지하고 부채상환 능력을 중시해 왔기 때문에 대출 위험도는 다른 은행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