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폭의 그림같은 도시.'


식상한 미사여구라 하겠지만, 빈의 품속에 들어와 보니 이보다 적당한 표현도 없는 것 같다.


수세기 동안 대제국의 수도로서 수많은 부침을 겪어 왔으니, 이제는 도시의 아름다움도 지쳐 퇴색할 수도 있으련만, 빈은 오히려 그 역사를 끌어안으며 빛을 발한다.


인구 1백80만명의 빈은 다뉴브강 연안에 위치해 있으며 중부유럽의 경제, 문화, 교통의 요충지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빈은 이방인들의 시선을 안절부절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동서남북을 가득 채운 수백년된 건물들의 아름다움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연실 두리번 거리게 되기 때문이다.


빈은 뭐니뭐니 해도 음악의 도시다.


걷고 있는 돌길 위로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가 같은 모습으로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들의 숨결을 좀 더 느끼고 싶다면 중앙묘지를 둘러볼 일이다.


베토벤, 브람스, 슈베르트 등이 안치되어 있으며 그 옆에는 왈츠로 유명한 요한 슈트라우스 부자의 무덤이 있다.


불어오는 바람에서 대가들의 선율이 묻어오는 듯한 감회가 인다.


빈은 미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바로크에서 현대미술까지를 두루 아우르고 있다.


벨베데레 궁전을 방문하면 19∼20세기 오스트리아 회화를 감상할 수 있다.


프레스코화와 20세기 구상파의 작품, 바로크 종교예술 창시자들의 기법을 엿볼 수 있다.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 쿤스트하우스는 재미있는 동화의 세계로 초대한다.


직선과 평면을 배제한 불규칙의 공간.


이 독특하고 인간미 넘치는 외경과 색채의 현대식 건물은 빈 환상파 화가 훈더트 바서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고풍스런 건물로 가득찬 빈을 둘러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상도로를 따라 빙빙도는 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19세기 중반께까지 성벽이었던 곳을 링(Ring)이라 부르는 환상도로로 만들었는데,이 도로를 따라 극장, 시청 등 공공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성 스테판사원과 쉔부른 궁전, 성 카를 교회 등이 있다.


성 스테판 사원의 1백37m에 달하는 웅장한 첨탑은 빈의 상징물로 대우받고 있다.


12세기 중엽 착공되었으며, 번화가인 케른트너 거리와 접해 있다.


쉔부른 궁전은 마리아 테레지아 황후가 1743년부터 1749년에 걸쳐 현재의 모습으로 만든 궁전.


빈회의 기간 중에는 연회장소로, 이후에는 나폴레옹 아들의 저택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4천40개의 방 가운데 46개만이 일반에 공개된다.


궁전 안에는 고전과 결합한 로코코양식의 아름다운 바로크정원과 열대식물원도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성 카를교회는 전형적인 바로크양식으로 1716~1737년에 건축되었다.


빛과 색이 섞여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교회 내부가 보는 이들의 감정을 압도한다.


이밖에 미술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 역사박물관 등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시티투어를 할 때 빈카드를 이용하면 그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다.


빈카드는 72시간 유효한 카드로 트램, 버스, 전철 등을 탈때 요금을 할인받는다.


관광명소, 카페, 레스토랑을 이용할 때나 쇼핑시에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여행안내소, 승차권 매표소 또는 호텔에서 구입할 수 있다.


쇼핑은 케른트너 거리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케른트너 거리는 서울의 명동처럼 번화가로 쇼핑가를 형성하고 있다.


역사가 녹아있는 캔버스에 그려진 도시, 바로 빈이다.



빈=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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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빈 중심가는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시티지도를 이용해 손쉽게 둘러볼 수 있다.


트램(노면전차)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유로화가 통용된다.


한국 보다 8시간 늦다.


인터넷 인프라는 약한 편이다.


빈 여행시 꼭 둘러보아야할 명소가 추가됐다.


바로 리히텐슈타인 박물관이다.


4월 개관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리히텐슈타인 왕자 개인소장 유물들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온 것.


많은 그림과 조각품, 다양한 예술품, 가구 등을 갖춘 리히텐슈타인 박물관은 빈에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최초의 개인소장품 박물관이다.


리히텐슈타인가의 수집열기는 칼1세왕자(1569~1627년)로부터 비롯된다.


그는 카페트나 가구, 금ㆍ은제품 등 다양한 물건들을 수집했다.


그의 아들인 칼 오이센비우스(1611~1684년)는 거대한 건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딜러들을 통해 그림과 조각품들을 수집했다.


요한 아담 안드레아스 1세(1657~1712년)는 가든팰리스를 건축한 인물로 피터 폴 루벤스의 중요한 그림들을 소장했다.


요한2세(1840~1929년)는 갤러리를 모두 재구성했다.


그는 14~16세기의 예술품에 집중했다.


그의 뜻에 따라 루소의 갤러리는 여타의 박물관과 달리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다.


오늘날 소장품은 모두 1천6백여가지에 이른다.


이중에는 초기 르네상스 시대와 오스트리아 낭만주의 시대 것도 포함돼 있다.


화요일을 제외,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관한다.


이용료는 1인당 10유로.


인천~빈까지의 왕복요금은 최저 80만원에서 최고 1백5만원까지 다양하다.


예약시점에 따라 요금이 차등 적용되므로 예약을 서두를수록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항공 한국 총대리점인 동보항공(02-3788-0140)에서 예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