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곳곳에서 4일 시아파 과격 무장단체와 연합군간의 유혈충돌이 벌어지면서 이라크 치안상황이 급격히 불안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이번 충돌이 연합군과 이라크 최대 종파인 시아파간 충돌이라는 점과 하루유혈사태로 20여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치는 등 희생자도 잇따라 정정은 더욱 불안해질 전망이다. 시아파 과격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5천여명의 이라크인들이 이날 낮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대규모 시위를 갖던 중 스페인 주도의 연합군과 충돌하면서 유혈사태는 벌어졌다. 시아파 시위대는 이날 친(親) 사디르계 주간지인 `알-하우자' 정간조치 및 사디르의 최측근인 무스타파 알-야쿠비 체포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사디르계 무장단체 메흐디 소속 무장조직원을 중심으로 일부 시위대가 스페인군 기지를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양측간의 총격전이 발생했다. 나자프 의료책임자인 하산 알-두라미 박사는 이날 충돌로 "최소한 20명이 숨지고 200명의 이라크인이 부상해 시내 6개 병원에 분산 수용됐다"고 밝혔다. 스페인 국방부도 이날 충돌 과정에서 시위대의 총격으로 엘살바도르군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 남동부 아마라에서는 사드르 추종 세력과 영국군간에 소총과 대(對)탱크로켓까지 동원한 유혈 총격전이 발생해 이라크인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또 바그다드 교외 사드르시에서도 미군과 사드르가 이끄는 무장조직 메흐디간의무력충돌이 발생해 10명의 이라크인이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사드르 추종세력은 3개 경찰서를 장악했고, 미군 험비 차량을 불태우며 미군에 격렬히 저항했다. 시아파 과격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성명을 통해 "적들이 국민을 경멸하고 의견을 무시하며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는 소용없게 됐다"면서 "그들의 폭력에 침묵할 수 없으며, 적들을 테러하라(terrorize)"고 밝혔다. 그러나 사드르의이 같은 발언이 그의 지지자들에게 말그대로 폭력을 사용하라고 한 말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 암살당한 시아파 지도자 모하마드 사디크 알-사드르의아들인 알-사드르는 미군에 비교적 협조적인 시야파 지도자 아야톨라 알-시스타니와는 달리 이슬람 원리주의를 추구하는 소장파 과격 세력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시아파 과격 세력과 연합군간의 긴장은 지난달 말 미군이 친사디르계 주간지 알-하우자가 연합군에 대한 적대감과 폭력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정간조치를 취하면서고조돼 오다가 사드르계인 알-야쿠비 체포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폭발했다. (바그다드 AP.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