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을 끝으로 올 은행 임원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17개 시중.국책.지방은행에서 올해 새로 '별'을 단 사람(등기임원및 집행임원 포함,사외이사 제외)은 모두 56명. 은행장 5명이 바뀌었으며 상근감사 7명도 새로 선을 보였다. 올 임원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나이가 젊어졌다는 점. 신임 임원의 평균 나이는 52.1세로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97년초(57세)보다 5살 가까이 낮아졌다. 또 외부인사의 영입도 활발했으며 학력이나 출신지역,나이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른 인사도 두드러졌다. ◆나이가 젊어진다=올해 새로 임원이 된 사람 56명의 평균 나이는 52.1세로 집계됐다. 대부분 50대 후반인 금융감독원이나 재정경제부 출신의 감사 7명을 제외하면 51.6세로 더욱 낮아진다. 은행 임원도 전후세대인 1950년 이후 출신으로 물갈이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 56명의 신임 임원 중 1950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42명으로 75%에 달한다. 신임 은행장 5명 중에선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57)을 제외한 4명이 1950년 이후 출생했다. 특히 40대 임원도 6명 탄생했다. 신임 감사 7명 중 6명이 1940년대 출신임을 감안하면 대부분 '전후 세대'가 은행 경영진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연소 임원은 1962년생인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 수석부행장과 김호진 경남은행 부행장보. 웨커 부행장은 GE 부사장에서,김호진 부행장보는 한미은행 논현동 지점장에서 각각 영입됐다. 이들은 김형민 외환은행 상무(1966년생)와 함께 '1960년대생 경영진 시대'를 열고 있다. 최고령 신임임원은 이순철 하나은행 감사로 올해 만58세다. ◆외부 영입도 활발하다=56명의 신임 임원 중 외부에서 영입된 사람은 23명.전체의 41%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이후 불고 있는 외부영입바람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당장 새로 선임된 은행장 5명이 모두 외부 출신이다. 또 감사 7명도 전원 외부에서 들어왔다. 금융감독원 출신이 6명으로 올해도 예외없이 은행감사 자리를 싹쓸이했다. 박환균 우리은행 감사만 재경부 출신으로 겨우 한자리를 차지했다. 은행별로는 외환·조흥·경남은행의 외부영입이 비교적 활발했다. 조흥은행은 유지홍 감사를 비롯 최방길,최인준 부행장 등 4명 중 3명을 외부에서 모셔왔다. 작년 론스타펀드로 주인이 바뀐 외환은행도 올 신임 임원 4명을 전원 외부인사로 채웠다. 경남은행도 은행장을 포함,4명의 임원을 밖에서 선임했다. 이에 비해 그동안 외부영입이 활발했던 국민은행은 신임 임원 4명 중 강정영 부행장(재경부출신)만 외부에서 스카우트했다. 우리은행은 집행부행장 7명 전원을 내부에서 발탁했으며,하나 신한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도 자행 출신을 우대했다. ◆학력 및 지역 안배 타파=능력에 따른 인사관행이 정착되면서 학력이나 출신지역 안배는 엷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56명 중 상고출신은 모두 17명으로 30%를 차지했다. 8개 시중은행에선 5명이,지방은행에선 10명이 상고 출신이다. 지방은행은 특성상 대부분 해당 지역 출신인사로 경영진을 구성했으나 시중은행은 지역안배 관행이 상당부분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직전 직책별로는 내부승진의 경우 지역본부장 등 '영업통'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정연근 국민은행 부행장,조병제 하나은행 부행장보,서진원·양신근 신한은행 부행장,황용창 조흥은행 부행장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산업·제일·한미은행은 올해 한 명의 임원도 새로 선임하지 않았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