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SDI의 실적을 이같이 표현했다. 삼성SDI의 올 영업전망이 그만큼 밝다는 얘기다. 지난 2000년 이후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감소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브라운관메이커이지만,시장이 포화상태에 들어가면서 성장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와 2차전지 등 차세대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실적부진의 또 다른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급반전되고 있다. 사업군을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쪽으로 구조를 전환한 결과다. 과거 주력사업이던 CRT의 경우 PC및 TV산업의 경기에 따라 수익이 크게 출렁거렸다. 그러나 모바일 디스플레이 부문이 주력사업의 바통을 이어 받으면서 이익의 선순환구조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적자를 보여온 PDP와 2차전지 등 신사업도 지난해 본궤도에 올라섰다. 동부증권은 PDP부문의 경우 최근 수요가 감소하면서 모멘텀이 둔화됐지만 판매량과 가격은 여전히 호조세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기존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아니다. 시장규모가 축소되면서 이익률이 저하되고 있지만 CPT의 대형화와 해외 생산비중 확대로 안정적인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CRT부문의 이익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TV용 CPT임을 감안하면 유로2004와 아테네올림픽 특수도 기대된다. 지난해 삼성SDI 주가는 1백% 이상 상승했다. 올 들어서도 이익 개선 추세를 감안할 때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금은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SD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특히 잠재부실이 없고 해외사업장으로부터 연결되는 지분법평가이익도 견조해 주가가 할인될 요인은 거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세종증권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이익개선과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지표를 감안,목표주가를 20만7천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31일 현재 16만8천원임을 감안하면 20% 이상 상승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