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선대위와 비대위 간의 불신과 갈등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양상이다. 30일 호남 중진들에 대한 공천취소를 놓고 정면 대결했던 양측은 31일 공천의 법통을 둘러싸고 '옥새다툼'을 벌이는 등 극한 대치로 치달았다. 공천장에 찍힌 당대표 직인의 효력 유무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추미애 선대위'는 전날 공천을 취소한 박상천 전 대표 등이 비대위 공천장으로 이날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신청하자 선관위에 '중앙당의 공천변경 및 취소통지서'를 보내고 40명의 비례대표명단을 발표했다. 이에 맞서 조순형대표의 비대위는 '원천무효'라며 중앙당 당인과 대표자 직인 변경등록신청서를 선관위에 제출했다. 선관위가 어느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중등록 사태=선대위로부터 공천이 취소된 박상천 전 대표(전남 고흥·보성)와 김옥두 의원(전남 장흥·영암) 최재승 의원(전북 익산갑) 등이 비대위 공천장으로 이날 지역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신청했다. 선대위는 김 의원지역에 박준영 전 청와대공보수석을,최 의원 지역에 이한수 전북도지부 대변인을 공천한 상태다. 특히 장흥?영암에서 선대위 공천을 받은 박준영 후보가 서류를 내 '이중등록'이 현실화됐다. 선관위는 일단 이들 지역에 대해 유권해석이 날 때까지 등록을 보류한 상태다. 중앙당 싸움에 일부 공천자들이 불출마를 시사해 등록포기가 잇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례대표 발표 논란=선대위는 이날 비례대표선정위를 열어 비례대표 1번에 손봉숙 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2번에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선정했다.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을 비례대표 3번에,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을 4번에 배치했다. 또 방송위원회 심의위원을 역임한 이재희씨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역임한 DJ맨인 황원탁 전 주독일대사,이정자 녹색미래 공동대표가 각각 5,6,7번에 선정됐다. 안산상록을 공천자인 최인호 변호사가 선대위 대변인을 맡으면서 비례대표로 자리를 옮겨 8번을 맡았고,이금라 서울시 의원과 박갑도 인터넷 비례대표가 9번과 10번에 각각 배치됐다. 이에 조 대표측 이승희 대변인은 "당초 조 대표와 추 위원장이 비례대표 선정위 구성과 명단을 합의해 발표키로 했으나 이를 선대위측이 어기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는 만큼 이 명단발표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재창·최명진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