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B모텔에서 자살한 20대 남녀 5명이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통해 만난 것으로 확실시돼 자살사이트의 폐해가 또다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숨진 문모씨(19) 등의 호주머니에서 'e메일로 연락드렸던 사람이에요. 구파발, 종로3가, 수원역' '수원역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이라고 적힌 쪽지를 각각 발견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동반자살한 5명이 전자메일을 주고받으며 자살방법과 장소까지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5명은 모두 모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가입돼 있고 2∼3명씩 다른 포털사이트에 중복 가입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이들이 가입한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정확한 대화내용을 파악할 방침이다. 자살사이트를 통한 동반자살은 이미 여러차례 발생했다. 첫 케이스는 3년여 전인 지난 2000년 12월14일 강원도 강릉의 한 리조텔 객실에서 숨진 대학생 차모씨(당시 21세)와 김모씨(28). 카드빚과 가정환경을 비관한 이들은 자살사이트에서 알게 돼 강릉으로 향했고 이번 수원 사건처럼 여관 객실에서 같은 종류의 극약을 마셨다. 이후 모방사건과 타인의 자살을 도와주는 '촉탁살인'이 10여건 발생, 사상자는 40여명에 이른다. 첫번째 자살사이트 사건 이후 경찰청은 곧바로 한글로 운영되는 자살사이트를 모두 폐쇄토록 했지만 한달만에 23개로 늘어나는 등 경찰과 자살사이트간의 숨바꼭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