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간 고급휘발유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급휘발유는 '옥탄가 98' 이상으로 엔진의 노킹현상(부적절 연소현상)을 줄여 주는 제품.일반 휘발유보다 ℓ당 1백원 가량 비싸며 아직은 수요량이 많진 않다. 하지만 2천cc 이상 고급승용차와 외제승용차 보유자를 중심으로 사용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친환경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곧 보편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고급휘발유 시장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와 현대오일뱅크가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LG칼텍스정유가 지난해 말 도전장을 내밀면서 3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의 경우 수도권 40군데 등 총 58군데 주유소(작년 말 기준)에서 고급휘발유를 공급하고 있어 숫적으로는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주유소당 판매량도 월 1백드럼(1드럼은 2백ℓ) 정도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등 단골고객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SK㈜ 관계자는 "서울의 강남 분당 등 고소득층 거주 지역에서의 판매량은 많지만 지방에선 판매량이 미미한 형편"이라며 "아직은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는 고객만족 차원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 시장은 희망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이미지 업'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 회사는 94년부터 국내 자동차 경주를 후원하며 레이싱 차량의 80% 이상에 자사의 고급휘발유를 공급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공급할 수 없었던 국제 F3 자동차 경주 연료로 아시아 최초로 인증을 받았다. 마카오 국제 F3 경주대회에도 공인 연료를 공급해 이 분야에 가장 앞선 인지도와 제품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106 수준의 초고옥탄가 휘발유도 개발해 서울 강남 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등 타사와 차별화된 초고기술로 웰빙족 고객들을 유혹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뒤늦게 고급휘발유 시장에 뛰어든 LG칼텍스정유는 일단 공급주유소 확보가 급선무다. 현재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종로구 양천구,인천 2곳 등 총 26개 주유소에서 공급하고 있지만 점차 수도권쪽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고급휘발유에는 가속성 첨가제가 들어 있는 게 특징.셰브론 오로나이트(Chevron Oronite)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가속성 첨가제를 투입해 순간 가속력을 높인 것.여기에 고순도 엔진청정기능 첨가제까지 투입,엔진 내부의 불순물과 찌꺼기를 방지하고 불완전 연소와 매연 발생을 최소화시켜 주는 장점이 있다. 현재 판매량은 월 2천ℓ 수준. LG칼텍스정유 영업기획부문 박영호 상무는 "LG정유 주유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많아 고급휘발유를 출시하게 됐다"고 출시배경을 설명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