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공사(1∼4호선)는 전체 조합원 9천3백여명을 대상으로 12대 위원장(임기 2년) 투표를 벌인 결과 허섭 후보(44)가 5천77표(득표율 63.7%)를 얻어 배일도 현 위원장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19일 밝혔다. 허 당선자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지난 89년 지하철공사에 입사해 차량지부장과 노조 정책실장 등을 지냈으며 94년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허 당선자는 이번 선거 공약을 통해 "노사협조주의를 타파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철도 등 다른 사업장과 연대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며 강경노선을 밝혔다. 온건과 강경의 대립 양상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허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배 위원장이 당선된 99년부터 이어져온 서울지하철공사 무파업 기록도 중단될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주5일 근무제와 인력감축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고 서울지하철공사 노조가 노동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은 점에 비춰 허 후보의 당선은 향후 춘투 투쟁 수위를 결정짓는 데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