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가 연 3%도 안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눈길은 자연스레 증시로 쏠린다. 하지만 요즘처럼 사정이 유동적인 환경에서는 언제 어떤 주식에 투자를 해야할지 결정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이번 증시 조정을 주식투자 시점으로 삼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테러 확산 우려로 뉴욕증시가 불안한 점을 상기하면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투신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적립식펀드야말로 투자자들의 이런 답답한 처지를 풀어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은행권 정기적금처럼 매달 일정액을 불입하는 적립식펀드는 증시 상황이나 경기변동에 상관없이 성공적인 투자성과를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인 투자상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 적립식펀드란 적립식펀드는 매달 10만∼30만원 등 일정액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 그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금이 결정되는 간접상품이다. 적은 돈으로 꾸준히 투자함으로써 장래에 목돈을 만들 수 있는 데다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보다 투자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고객의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은행 적금은 미리 정해진 확정금리를 만기 때 돌려받는데 비해 적립식펀드의 수익은 운용실적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만기 때 주가가 크게 오르면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주가가 떨어지면 최악의 경우 원금 손실도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따른다. 국내 증시처럼 등락폭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적립식펀드야말로 안성맞춤인 간접투자 상품이라는 평가다. 정성환 삼성투신운용 상품전략팀장은 "매달 일정금액을 투자하게되면 주식이나 채권이 쌀 때는 더 많이 사게 되고 비쌀 때는 더 적게 사게돼 결국 매입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고공 비행하는 적립식펀드 수익률 투신사들이 본격적으로 적립식펀드를 내놓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말부터 2003년초 사이다. 이때 출시된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설정 1년∼1년반이 지난 현재 대부분 3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2년 11월 출시된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웰스플랜80'의 경우 현재 누적수익률이 60%를 넘고 있다. 지난해 2월 판매를 시작한 템플턴투신운용의 '템플턴골드적립식주식'도 수익률이 54%를 상회하며 대한투신운용의 '스마트플랜엄브렐러S1'은 40%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정성환 팀장은 "적립식펀드의 주요 투자대상인 가치주와 성장주는 일반적으로 평균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점에서 고수익을 내는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적립식펀드 투자 요령 우선 투자기간을 길게 하는게 보다 유리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주식의 매입단가를 낮추고 매입 수량을 늘리는 효과를 충분히 얻기 위해서다. 투자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어느 정도씩 배분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너무 적거나 많으면 투자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투신사들이 판매 중인 적립식펀드의 성격과 유형을 세심히 살펴본 후 자신의 투자성향과 목적에 맞는지를 전문가와 상의하는게 바람직하다. 적립기간중 주가가 하락해도 흔들리지 말고 계속 투자를 할 수 있는 인내심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특히 주가가 폭락하면 개인은 투자자금을 회수하려는 충동이 생긴다. 이러면 장기적인 투자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