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16일 강금실 법무장관 등의 '대행체제 권한범위' 발언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과 관련,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는 국무위원들이 정치적 사안과 관련된 발언을 할 때 신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권한대행은 이날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정부 고위공직자들이 탄핵심판, 사면법 개정안 처리 등과 관련한 발언을 자제해 정치권에 시빗거리를 만들지 말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 권한대행은 또 "앞으로 과도기간 내에 외교 안보 등 모든 면에서 국가를 안정관리하는 것이 현 정부의 지상명령"이라며 "모든 국민들이 본연의 위치에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할 것"을 당부했다. 고 권한대행은 "(탄핵통과 후) 외평채 가산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락했으나 전 국무위원과 공직자들은 비상한 각오로 신속히 대응을 잘했다"고 격려했다. 그는 "대외신인도 유지와 민생안정에 역점을 둘 것"을 지시하고 "이헌재 경제 부총리의 국가이미지 홍보활동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고 권한대행은 최근의 탄핵반대 시민 촛불집회와 관련, "모든 집회ㆍ시위는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이뤄지도록 철저히 관리하라"면서 "불법 집회ㆍ시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