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1:05
수정2006.04.02 01:07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는 56년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지금 중대한 위기 국면에 처해 있음이 자명하다.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임시로 대행하지만 정치적,경제적 국정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탄핵사태 이전에도 우리 사회는 이미 위기를 잉태하고 있었다.
국민 일인당 총소득이 1995년에 이미 1만달러를 넘었으나 1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아직 1만달러 근처에서 맴돌고 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고 서민경제는 파탄 일보 직전이고, 향락문화가 판을 치고 있어서 국민의 정신은 퇴폐해 가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소위 보수와 개혁이라는 이념논쟁으로 반동수구세력이니,친북반미세력이니 하면서 국론분열이 발생하고 있고 정부는 제대로 국민에게 소망을 주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가 이처럼 정쟁(政爭)과 시대착오적 이념논쟁으로 국론이 분열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는 사이에,세계는 자국의 발전을 위해 경제전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질주하고 있다.
2004년에 세계는 2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견되고 있으며,특히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으로 대변되는 소위 BRICs 국가들은 50년 만에 최대 고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경제는 제2의 IMF를 걱정하고 있다.
무분별한 노사분규,기업가 정신의 후퇴,집단 이기주의의 발호,제조업 공동화 현상 등으로 한국은 수렁에 빠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이런 심각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이 어두운 밤을 끝내고 미래한국을 준비하는 처방을 할 수 있을까?
첫째로 정치권에 대한 감정적 비난을 삼가고 촛불시위와 같은 집단행위도 삼가면서 조용히 각자의 일상적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탄핵문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며 헌법적 절차에 기초한 민주주의 원리를 따라야 한다.
두번째로 세계 경제흐름에 동참하여 국민 일인당 총소득이 2만달러로 가는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고, 70년대 '새마을 운동'을 할 때와 같이 집단 이기주의를 자제하고,다같이 연합하여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국민적 자세가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세번째로 우리 사회에서 부정부패가 일소되어야 한다.
2만달러 시대를 열려면 정부 기업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투명경영이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정부와 이번에 새로이 등장하는 국회는 무엇보다도 부정부패와 불법을 없애는 일에 솔선수범하기를 당부하고 싶다.
네번째로 우리 사회에 이념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북한독재정권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확실히 해야 한다.
지난 반세기 이상 북한 동포를 3백만명이나 굶주려 죽게 하고 엄청난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악랄한 독재정권이 북한에서 물러나도록 염원하여야 한다.
사랑하는 북한 동포를 바르게 이끌 새로운 정권의 등장을 기원하여야 한다.
김정일 독재정권이 없어지면 구시대적 이념갈등으로 지목되는 '반동 수구','친북 반미','주체 사상','자주 대 동맹' 등과 같은 우리 민족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허구적 용어는 사라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적 위기 때마다 앞장서서 국가를 구한 종교인들의 영적 각성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어려울 때에 건강한 사회를 이끌 사람들은 종교인들이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1만4천여명의 선교사를 오지에 파송하고 있으며, 신앙적으로 열성이 대단하다고 한다.
영적부흥이 일어나면 퇴폐 정신문화도 사라질 것이고 건강한 정신 위에 건강한 나라가 건설될 것이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반드시 오고, 새벽안개가 짙을수록 날씨는 청명한 법이다.
지금 어두움이 깊다고 좌절하지 말고, 다같이 슬기롭고 겸손한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하자.
parksh@plaza.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