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규탄하는 집회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탄핵가결 3일째인 14일 전국 곳곳에서는 시민.사회단체와 노사모 회원 등을 중심으로 수만명이 탄핵반대 집회에 참가, 촛불시위와 거리행진을 벌이며 탄핵 무효화를 외쳤다. 시민.사회단체와 노사모 등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또는 이달 말까지 규탄집회를 열기 위한 집회신고를 해놓은 상태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야당 당사에 대한 폭파협박 전화가 걸려오거나 투석행위가 발생, 경찰이 사회혼란을 우려해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등 100여개 시민단체로구성된 `부산비상시국회의'가 부산진구 부전동 쥬디스태화 쇼핑몰 앞에서 시민 등5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고 탄핵 무효화와 야당 및 박관용 국회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부산비상시국회의는 대국민서명을 받는 한편 집회비용 마련을 위해 성금모금을벌이면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촛불집회를 계속하기로 했다. 경남에서는 노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과 마산과 진주 등 7곳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탄핵의결을 규탄하는 집회와 촛불시위를 가졌다. 노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에서는 이날 오후 2시 마을 주민과 방문객 등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통령 탄핵 규탄대회'를 열고 "고향 사람들이 뭉쳐 대통령을 구해내자"고 목청을 높였으며 이어 진영읍내 진영단감농협앞으로 자리를 옮겨 이틀째 촛불시위를 벌였다. 울산에서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당원과 민주노총 및 시민단체협의회 회원 200여명이 현대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갖고 "대통령 탄핵은 야당에 의한 폭거"라며 "이번 총선에서 시민의 힘으로 이들을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인천과 경기도 성남시, 군포시 등 수도권에서도 열린우리당 당원과 시민 등 2천여명이 규탄집회와 촛불시위, 거리행진 등을 벌였다. 민주노동당 성남중원지구당은 이날 사무실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해체를 요구하며 가로, 세로 각 1m 크기의 국회의사당 모형 화형식을갖기도 했다. 시흥환경운동연합 등 시흥지역 시민과 사회단체들은 정왕동 이마트 건너편 공터에서 "역사의 죄인 193명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합법을 가장한 쿠데타를저질렀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16대 국회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광주에서는 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주시민단체협의회가 노사모 회원 및 대학생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구 충장로 무등빌딩 앞에서 탄핵반대 촛불집회를 가졌고 여수와 순천지역 시민단체 회원들도 여수시 군자동 진남관 앞과 순천시장천동 남문다리 앞에서 집회를 갖고 탄핵안 의결을 규탄했다. 목포와 광양지역 노사모 회원들도 목포역 광장과 광양 공용터미널 앞에서 한나라당 및 민주당 규탄 대회를 열었다. 전북에서는 노사모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시민들이 전주시 서노송동 코아백화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고 정읍과 남원, 김제 등지에서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노사모, 시민.사회단체 등이 집회를 갖고 탄핵 무효화를 주장했다. 대구.경북지역 5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노사모 회원 등 500여명은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탄핵안 가결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집회비용 마련을 위한 거리모금도 벌였다. 대전역 광장과 충남 천안시, 충북 청주에서도 시민단체 주최로 2천여명이 모여촛불집회를 연 뒤 거리행진을 벌였으며,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15일 오전 청주 상당구 청주교구 연수원에서 `탄핵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밖에 강원도 춘천에서는 강원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학생 50여명이 한나라당 도지부를 항의 방문한 뒤 춘천 명동거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규탄집회를 가졌고제주 시민단체 회원 50여명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집회를 연 뒤 촛불행사를 가졌다. 춘천지역 노사모 회원들은 이달 말까지 규탄집회를 열기 위한 집회신고를 해놓은 상태다. 한편 이날 오전 민주당 대구시지부에 신원을 밝히지 않은 남자가 "탄핵안 가결에 항의해 시지부 당사를 폭파하고 조순형 민주당 대표와 박관용 의장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전화를 걸어왔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 한나라당 강성구 의원이 사용하던 사무실에 탄핵반대 시위대가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돌멩이가 날아와 건물 유리창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탄핵반대 집회과정에서 야당 당사습격 등이 우려됨에 따라 각 정당 지구당사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창원.광주=연합뉴스) 이영희.정학구.남현호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