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아지는 등 발행 조건이 크게 호전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진이 오는 18일 발행하는 2백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증권업협회의 BBB+등급 회사채 기준금리보다 0.4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같은 계열회사로 신용등급도 동일한 대한항공이 지난달 초 기준금리보다 0.10%포인트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진의 이번 발행금리는 한 달여 사이에 0.35%포인트가량 개선된 것이다. 한화석유화학도 15일 8백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BBB0등급 기준금리보다 0.6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발행금리가 정해졌다. 지난달 말 한화(BBB-)는 2년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0.3%포인트의 차감률이 적용됐었다. 우량기업의 회사채 발행 조건도 두드러지게 개선되고 있다. AA0등급인 신세계는 17일 1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때 기준금리 대비 0.50%포인트 할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같은 AA0등급인 롯데쇼핑은 지난 4일 기준금리보다 0.25%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2천5백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었다. 단두연 동원투신운용 연구원은 "저금리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이 지난 2월부터 다른 금융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 매입을 늘리면서 회사채 발행 조건이 뚜렷하게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윤호 KIS채권평가 연구원은 "아직은 기업들이 신규 투자자금 조달이 아닌 차환발행 또는 운용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면서 "발행금리가 낮아질수록 조달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앞으로 회사채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