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1일 기자회견에서 결정적으로 실수해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노 대통령 탄핵안이 12일 국회에서 가결되자 야당 주변에서는 이런 분석들이 나왔다. 당초 지난 9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탄핵을 발의했을 때만 해도 탄핵안에 서명했던 야당 의원은 1백59명에 불과했다. 의결정족수인 1백81명에 21명이나 부족했다. 각 당 자체 분석이나 각 언론사 조사에서도 찬성 의원이 의결정족수에서 최소 10명 이상 부족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 탄핵 반대파 의원들이 속속 찬성쪽으로 돌아섰다. 특히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거론됐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투신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적 타살'이라며 분위기가 돌변했다. 결국 강경 반대파였던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은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없었다"며 찬성쪽으로 급선회했다. 자민련도 노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탄핵 반대 당론을 백지화했다. 노 대통령이 하루 지난 12일 오전 탄핵과 관련,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대세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 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다. 추호도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표결 결과 찬성표는 가결정족수보다 12표나 많은 1백93표가 나왔다.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최소한 20여명의 의원들이 입장을 바꿨다는 얘기다. 이날 표결에는 한나라당 의원 1백45명 중 1백29명이 참여했다. 구속 중인 7명과 서정화 윤영탁 이완구 현승일 권태망 박종웅 민봉기 한승수 강삼재 의원 등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62명 중 구속 의원과 설훈 박종완 김기재 의원 등을 제외한 53명이 출석했다. 자민련은 8명,민국당 1명,무소속은 4명이 표결에 참석했다. 반대 2표는 각 당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의 반발표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