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호승씨가 사랑을 위한 동화집 '비목어'(아침바다,9천원)를 펴냈다. 맑디 맑은 심성으로 사람과 자연의 무늬를 어루만지는 '소년 정호승'의 눈길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열아홉 편의 이야기는 그 소년이 누구를 사랑하고 일상의 어떤 것을 소중히 여기며,인생에서 왜 사랑이 가장 중요한지를 찾아나선 동화들이다. 이를 통해 시인은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오래오래 함께 한다는 것'이라는 삶의 섭리를 일깨워준다. 표제작 '비목어'는 눈이 하나밖에 없는 외눈박이 물고기가 자신의 짝을 찾아 나서는 험한 행로를 그린 작품. 잔잔하면서도 울림이 큰 시인의 동화는 어느 집 뒤뜰 감나무에 박혀 있는 못이 되거나 덕수궁 연못가의 모란이 되기도 하면서 우리들 내면의 은밀한 풍경화를 비춰준다. 화가 박항률씨의 그림도 포근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