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치안조직 재건을 지원하고, 가자 접경에 경찰병력을 증강배치해 자치지역내 무기 밀반입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이집트와 이스라엘 관리들이 11일 밝혔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카이로를 방문한 실반 샬롬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회담후 이집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고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또는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분리하는 `필라델피아 회랑'에서 철수하는데 반대하지 않지만 중동평화 로드맵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들이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이 철수한뒤 가자지구로 무기가 밀수되는 것을차단하기 위해 전문 경찰요원들을 국경지역에 배치하고 국경 수비병력도 전반적으로증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대해 요르단강 서안 보안장벽 부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활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해 통제를 완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샬롬 장관은 이에대해 아리엘 샤론 총리가 발표한 일방적 대(對)팔레스타인 분리정책은 로드맵 이행이 불가능할 경우에만 시행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로드맵 기본합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샬롬 장관은 무바라크 대통령과 회담 후 이스라엘 라디오와 가진 회견에서 가자지구로부터의 철수는 미국, 이집트와 사전 조정을 거쳐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집트가 가자지구와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이집트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철수가 자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 뿐 아니라 이집트와도 협의해 철수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과 샬론 장관은 미국-이집트-이스라엘 3국간 자유무역협정 체결방안 등 경제 현안도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가 전했다. 샬롬 장관은 이날 오전 카이로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을 만난뒤 기자회견을 갖고,경색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환영한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이 중동평화 회담 복원에 깊은 관심을 갖고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샬롬 장관은 무바라크 대통령과의 회담이 샤론 총리 정부 출범후 악화돼온 양국관계에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며 "양국과 양국민간 이행 증진을 향한 출발"이라고강조했다. 그는 1979년 아랍국가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집트가 아랍권의 지도적 국가로서 중동 평화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샬롬 장관은 무바라크 대통령에게 다음주로 예정된 샤론 총리와 아흐메드 쿠레이 팔레스타인 총리간 첫 정상회담 추진방안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계획에 관해서도 설명했다고 밝혔다. 샬롬 장관은 무바라크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마헤르 장관과 오마르 술레이만 국가정보부장 등 이집트 고위 관리들과 회담하고 가자지구 철수안과 치안유지 문제를논의했다. 한편 이집트는 술레이만 정보부장을 통해 이스라엘 철수 후 가자지구 치안조직재건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팔레스타인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아라파트 수반의 고위측근이 이날 밝혔다. 아라파트 수반의 치안담당 보좌관인 지브릴 라주브는 현지 신문 알-아얌과의 회견에서 이집트가 팔레스타인 치안조직을 재건하고 훈련시켜 이스라엘의 철수후 새로운 상황에 대처토록 하겠다는 약속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집트의 입장은 "(이스라엘의 가지지구)철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협력하에 추진돼야 하고, 전면 철수후 법집행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샬롬 장관의 이집트 방문은 2000년 9월 팔레스타인 2차 인티파다(反이스라엘 봉기)와 잇따른 이집트의 주이스라엘 대사 소환 조치 등으로 양국 관계가 사실상 동결돼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