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해 줄곧 하락세이던 통화량 증가율이 지난달 수출 호조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힘입어 1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자금수위를 나타내는 총유동성(M3) 증가율(전년동월 대비)이 지난 1월 4.9%에서 2월에는 5% 안팎으로 오른 것으로 추정됐다. M3 증가율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2002년 11월 이후 1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총통화(M2) 증가율도 전달(2.4%)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2%대 중반을 기록, 지난해 1월 이후 지속되던 내림세가 멈춘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재정자금이 많이 풀린 데다 수출과 외국인투자를 통해 해외부문 통화공급량이 늘어 통화량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통화량 증가로 인해 은행 투신 등 금융회사의 단기수신액도 크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중 3천억원가량 감소했던 은행 수신은 2월 중 13조3천억원 증가했다. 투신사 수탁고도 2월 중 6조5천억원 늘어나 지난해 1월(10조9천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편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2조6천6백74억원 늘어났다. 이같은 증가폭은 지난해 10월(4조2천5백94억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경기침체로 자금수요가 줄어 1조4천억원 증가(1월 6조6천억원)하는데 그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