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을 잡았다고 해서 반드시 신부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카이 나고왈라 기업금융 총괄이사 및 아시아지역 대표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씨티그룹이 언론을 통해 한미은행 인수를 발표했지만 그 이외 진행된 사항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이같이 비유했다. 그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11일 개최하는 '국제 크레딧뷰로 컨퍼런스' 참석차 이날 방한했다. 나고왈라 대표는 "스탠다드차타드는 한미은행 주주로서 여전히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공개매수와 관련해 씨티그룹과 따로 접촉한 적이 없으며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은행 인수전은 어떻게 하든 스탠다드차타드가 이기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작년 8월 주당 9천1백87원에 한미은행 지분 9.6%를 매입, 현재 평가차액만 1천2백여억원에 달하고 있다. 나고왈라 대표는 "한미은행 인수가 불발되더라도 다른 금융회사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며 "그 경우 대상은 신용카드업을 갖고 있는 은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카드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정상화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업체는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해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은행과 카드사가 따로 분리돼 있는 곳은 미국을 제외하고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다"면서 "카드사가 독립돼 있는 시스템이 한국 신용위기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