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에 있는 공장 설비를 이달 중 평양으로 모두 옮깁니다.오는 5월쯤에는 남북섬유합영회사인 평양대마합영회사가 정식으로 가동될 것입니다." 최근 북한과 합영회사 설립 협의를 마치고 돌아온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사장은 10일 "북한은 대마합영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선정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동대마방직은 지난달 통일부로부터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새별총회사와 50대50의 지분으로 합영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협력자 승인을 받았다. 김 사장은 해외에 있는 설비를 최초로 북한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중국에 진출해 본 결과 기술 유출이 심해 보안을 지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부터 평양에서 임가공 사업을 해온 그는 또 "북한 노동자들이 기계를 깨끗이 다루고 있고 특히 지난 2002년 7월 경제개혁조치 이후 인센티브를 더 받기 위해 연장 작업을 하면서까지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설립될 합영회사는 초기 자본금 5백만달러로 남측은 현금과 생산설비를,북측은 건물 토지 원료를 각각 2백50만달러 어치씩 투자하게 된다. 또 합영회사의 이사장은 김 사장이 맡고 공장 실무를 책임지는 총사장은 북측에서 담당키로 했다. 남북 합영회사의 경영권을 남측이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김 사장은 밝혔다. "해주 사리원 등 9개 협동농장에서 재배한 삼(대마)을 원료로 우선 올해는 삼베 원단만 국내에 들여올 계획입니다.장기적으로는 벽지 양말 속옷 골프웨어 등을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거나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지요." 김 사장은 사업 확장에 따라 "내년초쯤 북한에 염색·가공기계 3백만달러 어치를 추가 투자하는 것을 포함해 앞으로 3년동안 우리측에서 1천5백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북측도 이에 맞춰 삼을 재배할 토지 3천만평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년동안 대마 외길을 걸어온 김 사장은 대마와 면을 혼합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는 등 이 분야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