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사회도 '기본권'이나 '생존권'이란 말 대신 '삶의 질'이나 '웰빙'이란 말을 많이 쓰고 있다. 사실 삶의 질이 유지되고 높아지려면 일 뿐만 아니라 놀이문화가 달라져야 한다. 대체로 노는 시간에 몰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삶의 질이 높아진다. 그리고 몰입은 다시 긍정적 몰입과 부정적 몰입으로 나눠질 수 있다. 긍정적 몰입이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라면 부정적 몰입은 심신을 피곤하게 하는 것이다. 나는 골프의 매력은 바로 이 '긍정적 몰입'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골프에는 좋아서 미치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고,좋아서 미치다 보면 심신의 재충전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몰입하기 쉬운 조건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첫째 도전목표가 있을 것,둘째 경쟁적 요소가 있을 것,셋째 피드백이 빠를 것,넷째 적절한 난이도가 있을 것.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골프에 바로 이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금방 시인할 것이다. 골프장에 갈 때 오늘 몇 타 정도를 쳤으면 좋겠다는 도전목표가 설정된다. 그리고 홀마다 목표를 세우게 된다. 또한 동반자와 선의의 경쟁이 이뤄진다. 피드백은 어떤가. 그것은 18홀이 다 끝난 다음에 숫자로도 나오지만 사실은 샷을 하는 순간 공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굿샷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으니까 그야말로 번개와 같은 피드백이 가능한 게 골프다. 그리고 난이도 이야기는 더 이상 이야기해서 무엇하랴! 뜻대로 안되는 게 골프고 영원히 만점이 없는 게 골프다. 그러니까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행복을 추구하고 싶은 사람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골프인구도 늘어나게 돼 있다. 골프는 등산과 테니스의 매력을 합친 것과 같은 장점이 있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등산은 자연과 함께 하는 묘미가 있지만 게임적 요소가 약하다. 테니스는 게임적 요소는 강하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점은 부족하다. 그러나 골프는 자연이 주는 매력과 게임의 매력이 합쳐져 상승효과를 내는 묘미가 있다. 인간은 대부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일부분만 사용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집중과 몰입을 하는 사람은 에너지의 용량이 확장된다. 에너지가 극대화되는 것은 '절정 체험'을 했을 때다. 요즘 경영자의 조건,그리고 인재의 조건으로 '열정'을 꼽고 있다. 스포츠와 예술은 긍정적 몰입이고,도박과 마약 등은 부정적 몰입이다. 골프의 매력은 바로 긍정적 몰입에 있다. 골프장에 와서까지 도박에 빠진 사람은 골퍼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경영컨설턴트·경영학박사 yoonek18@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