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김규식 바그다드무역관장은 9일 "한국 기업들이 이라크에 진출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미국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해 사업의 일부를 이라크 업체에 하청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키르쿠크 경제협력세미나 참석을 위해 귀국한 김 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이라크 재건사업에서 배제되지는 않겠지만 이라크 관련 문제는 경제적 논리로 결정되기 때문에 (파병했다는 이유로) 큰 이득을 기대할 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라크 치안은 밤에도 조금씩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지고 있지만 테러위험은 여전한 상태"라며 "사람들은 바로 옆에서 폭탄이 터져도 곧 정상을 되찾고 일상생활을 계속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라크에 파병된 일본 자위대의 근황에 대해 "처음에는 세계 최고의 부국 군대가 온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였으나 양쪽의 기대치에 차이가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자위대 취재를 위해 일본 기자들이 200-300명 가량 현지에 가 있는데 요즘에는 이들도 위험하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일본은 자국에 대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분위기를 누그러 뜨리기 위해 대형주택단지를 건설해주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김 관장은 밝혔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이라크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발전소 복구, 철도, 통신 등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을 많이 참여해야 하야, 특히 고용창출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직원이 피살되는 피해를 입었던 오무전기는 어려움을 견뎌내고 공사를 재개해 수천만달러짜리 송배전 공사를 새로 따낼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쪽도 오무전기의 대담성에 놀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또 이라크 주둔 미군의 PX내 세탁소 운영도 한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지난해 이라크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3억8천만달러 가량으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5-6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자부 살마 다우드 이라크 산업부차관을 단장으로 한 키르쿠크 경제사절단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방한 목적 및 현지 경제상황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최근 키르쿠크의 치안에 약간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파병과는 전혀 별개 문제"라며 "한국군의 안전을 100%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사절단은 "키르쿠크를 비롯한 이라크에서는 한국군의 파병에 대해 우호적이고 환영하는 분위기이며, 파병이 한국의 이라크 복구사업 참여 등 양국간 경제적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기업들과의 수출상담회 목적에 대해 "당장 물품을 구매하고 프로젝트 계약을 맺자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양국간의 협력관계 가능성을 타진하고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