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전자통장 도입과 이동통신사의 모바일 뱅킹 확대로 스마트카드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카드란 집적회로(IC)가 부착돼 대용량의 개인정보를 담을 수 있는 미래형 선불카드다. 과거에는 교통카드에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금융 부문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 하이스마텍 케이비티 KDN스마텍 등 스마트카드 관련주가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교통카드업체인 씨엔씨엔터프라이즈도 6% 이상 올랐다. 국민은행이 스마트카드를 이용해 예금 적금 대출 신용카드 주식매매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전자통장을 선보인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 전자통장 사업에는 하이스텍이 솔루션 업체로,KDN스마텍이 IC카드 제조업체로 각각 참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5월부터 전 지점으로 전자통장을 확대할 예정이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조만간 비슷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하이스마텍은 이날 신한은행으로부터 모바일 IC카드 12억원어치를 수주하기도 했다. 씨엔씨엔터프라이즈도 카자흐스탄 정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카드 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시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이 스마트카드를 이용한 전자통장을 도입키로 함에 따라 관련 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력사업에 따라 업체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하이스마텍은 금융권 영업에 강점을 지닌데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솔루션 개발업체란 점에서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최용호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까지만 해도 스마트카드 시장은 교통카드 위주였기 때문에 케이비티가 주목받았다"며 "그러나 금융권 시장이 커지면서 이 부문에 특화된 하이스마텍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IC카드 제조업체인 KDN스마텍 에이엠에스 케이비씨 등은 솔루션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낮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씨엔씨엔터프라이즈의 경우 교통카드 시스템 개발에 특화된 업체여서 엄밀히 볼 때 스마트카드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업체별 우위 구도는 앞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홍종길 동원증권 연구원은 "시장 초기 단계에선 기존 금융권 영업에 강점을 지닌 하이스마텍이 앞서 있는게 사실"이라면서도 "시장이 커질수록 경쟁이 심화될 경우 결국 은행 요구에 맞게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