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치하에서 마음대로 돈을 쓰지 못했던 이라크 국민들이 요즘엔 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불티나게 팔리는 중고차만 보더라도 이라크인들의 구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키르쿠크 경제협력세미나 참석을 위해 귀국한 김규식 KOTRA 바그다드무역관장은 9일 "전쟁이 끝난 이후 한 대에 5천∼6천달러나 되는 중고차가 매달 5만대씩 팔려나가고 있다"며 "특히 중고차 3대 중 1대가 한국산일 정도로 우리 제품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 TV 위성수신기 석유곤로 세탁기 에어컨 등 통신 및 전자제품도 최근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관장은 "휴대폰 대리점엔 이라크인들이 줄을 서서 제품을 구입할 정도"라며 "요즘엔 테러가 다소 진정되면서 CCTV와 같은 보안장비도 뜨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기업들의 이라크 진출과 관련, 김 관장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미국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해 사업의 일부를 이라크 업체에 하청주는 것"이라며 "발전소 복구,철도,통신 등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군의 파병으로 이라크 재건사업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배제되는 일은 없겠지만 경제협력은 어디까지나 경제논리로 결정되기 때문에 (파병했다는 이유로) 큰 이득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직원이 피살되는 피해를 입었던 오무전기는 어려움을 견뎌내고 공사를 재개,수천만 달러짜리 송배전 공사를 새로 따낼 것으로 알고 있다고 김 관장은 전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