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여대의 차량이 최대 30시간이나 고속도로에고립돼 운전자들이 추위와 배고픔의 공포속에 떨어야 했던 초유의 사태는 100년만의`3월폭설'이 주된 원인이지만 경찰과 한국도로공사측의 `협조 미비'가 사태를 악화시킨 원인이라는 지적이 일고있다. 충청권을 강타한 폭설로 경부고속도로에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기 시작한 것은지난 5일 오전 7시 전후 남이분기점 부근에서 차량이 엉키면서 부터였다. 하지만 고속도로의 모든 시설과 통행을 담당하는 한국도로공사와 고속도로의 원활한 소통과 사고요인을 제거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경찰 사이에 유기적인 상황 대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고립사태를 빚었던 고속도로 대부분의 구간은 충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제 2지구대 관할. 제 2지구대 박병규 대장은 "4일 오후 10시30분부터 전직원을 비상소집하고 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 산하 5개 지사에 제설작업 준비를 요청했다"며 "폭설이 내린 5일오전에도 도공측에 제설작업을 독려했지만 오후 늦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낮 12시40분부터 천안나들목 등 관내 9개 나들목의 진입 통제와 오후 1시 35분께 전면통제 실시를 요청할 때까지 도로공사측에서 한 번도 먼저 연락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2지구대는 조직의 계통 때문에 도로공사 충청본부장에게 직접 통제요청을 하지 못하고 충청본부 산하 대전, 논산, 천안지사 등 5개 지사장에게 각각 요청하는 바람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양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관례상 도로공사 충청본부장과 제2지구대장이 직접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고속도로에서의 재해.재난 발생시 양 기관간 `핫라인' 구축체계가 매우 허술했음이 드러났다. 특히 5일 오전부터 도로공사 충청본부의 전화 대부분이 통화중이어서 고속도로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함께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충청본부 강범순 교통관리과장은 "상황판단이 늦었던 것은사실이지만 오후 1시께 제2지구대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고속도로 차단을 협의한 뒤충청본부장 및 서울 본사에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또 "작업일지를 보면 4일 밤 늦게부터 지속적으로 제설작업한 사실을 확인할 수있다"고 밝혔다. (대전=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