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온통 외국인 일색이다. 주가 상승기를 이용해 국내 기관과 개인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사이 외국인은 매수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5일 증시에서도 외국인은 3천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 4일째 매수 우위를 지켜나갔다. 외국인이 이처럼 한국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것은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란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상승 여력 높은 종목은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19개 외국계 증권사들이 분석 대상으로 삼는 종목은 50∼60개에 국한돼 있다. 업종 대표주와 시가총액 상위종목 등 대형주 위주다. 펀드마다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외국계 펀드가 살 수 있는 종목도 시가총액 측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이 돼야 한다. 외국계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가 현 시세보다 20% 이상 높은 종목은 향후 상승 여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애드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삼성전기 INI스틸 대우조선해양 등이 이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는 UBS에서 83만원의 목표가를 제시, 현재 주가에 비해 45.86%나 상승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 JP모건은 대우조선해양이 현 주가대비 39.62%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CLSA는 현대모비스 주가가 39.24% 더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 오른 종목이 더 간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주가가 상당히 올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SDI 현대모비스 POSCO LG화학 등은 지난해 이후 50% 이상 급등했었다. 그러나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들 종목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가는 종목이 더 간다는 것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 보다는 실적호전에 따른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둔 셈이다. UBS 마이클 진 대표는 "아시아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살 수밖에 없다"며 "국내 대표주들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측면이 강해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 변수 등 외부 악재에 연연하지 않고 외국인들이 꾸준히 사고 있다는 점도 이들 종목의 공통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대해 JP모건은 "원자재가격 상승은 더 큰 폭의 선가 인상을 불러올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렸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원인을 따져 경기회복과 증시 상승을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