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부터 쏟아진 눈이 5일까지 이어지며 봄의 길목 3월에 전국에 걸쳐 폭설이 서울 등 중부권에 내렸다. 특히 4일 밤에는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함박눈이 퍼붓고 천둥과 번개까지 치면서 봄옷을 준비하던 시민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폭설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고 전제한 뒤 "폭설이 쏟아진 원인은 여름철로 치자면 장마철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갑자기 겹치면서 장마전선이 형성돼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국지성 폭우를 퍼붓는 것처럼 이번 폭설도 4일 한반도 상공에서 북서쪽의 찬 고기압과 남쪽의 따뜻한 고기압이 서로 만나 장마전선과 같은 기압골이 만들어졌고 여기서 형성된 눈구름대가 서해상에서 수증기를 흡수하면서 급격히 세력을 키운 뒤 한반도에 들어와 눈을 퍼부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공기의 벽에 막히게 되면 상승하면서 눈구름이 생기고 두 공기의 온도차가 크면 클수록 눈구름이 강해지는 현상 때문에 경계지점이던 서울 등지에 많은 눈을 뿌렸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상층부의 찬공기와 지상의 따뜻한 공기가 맞부딪치면서 폭설과 함께 천둥 번개 등 뇌우 현상까지 보였다"며 "3월에 폭설이 내린 것뿐만 아니라 천둥 번개까지 동반한 것은 더욱 드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이번 폭설처럼 많은 눈은 아니지만 이달 하순까지 1∼2차례에 걸쳐 추위와 함께 눈이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3월에 접어들었지만 꽃샘추위가 한창인데다 3월 하순에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많은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두 차례 기온이 떨어지는 일시적인 추위와 기압골이 겹칠 경우 폭설은 아니지만 다소 많은 양의 눈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