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운동으로 널리 알려진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장 교수는 4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목요 경쟁포럼에서 "고비용-저효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동비용이나 자본비용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고 "기업 지배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인건비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기는 하지만 재벌 계열 상장사들의 생산비에서 노동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년대 초의 14%선에서 최근에는 8%까지 낮아졌으며 이자율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하고 "재계와 일부 언론이노동비용을 낮추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SK 경영권 분쟁과 관련, "소버린이 대주주가 된 뒤 단 한 주도 팔지 않았으며 오히려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불어났다"고 상기시키고 "소버린은 투기꾼이 아니라 지배구조를 바꿈으로써 정당하게 돈을 벌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공정위와 금융감독위원회가 몇 년이 걸려도 못할 일을 1년 만에 해낸 것"이라며 인식의 전환을촉구했다. 그는 특히 "SK㈜처럼 자산 가치에 비해 시장 가치가 떨어지는 회사가 너무 많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런 회사를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어 이런 사태가 SK만으로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SK㈜는 최태원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주총에서 훨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실적만 봤을 때 주가는 100만원선은 돼야 했었다"고주장하고 스위스계 투자은행인 UBS의 자료를 인용, "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탓에 사업 구성이나 매출면에서 모두 떨어지는 대만의 경쟁업체 TSMC보다 주가수익비율이훨씬 낮은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시민단체나 소액주주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비난하는 재계에 대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사람을 투기꾼으로 몰고 분식 회계나 무리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망치는 사람을 자신들의 단체장으로 모시면서 기업을 사랑하자고 주장하는 상황"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요구는 반기업 정서 때문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