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문제가 총선을 40여일 앞둔 정치권의 태풍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4일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에 따른 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강력히 촉구했다. 양당은 노 대통령이 이같은 요구를 수용치 않을 경우 탄핵발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노 대통령 대응여하에 따라 파란이 예상된다. 양당은 탄핵에 필요한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노 대통령 탄핵은 민주당이 총대를 메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3일 밤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탄핵발의 여부를 집중 논의,단계적 수순을 밟아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순형 대표는 "선관위의 위법결정으로 탄핵요건이 갖춰진 만큼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고 밝혔다. 김영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사과가 없을 경우 탄핵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의 근거로 관권선거 등 선거개입과 측근비리 및 불법 대선자금 문제,국정혼란 등을 제시하면서 이에 대한 법적 검토작업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탄핵카드를 꺼내든 것은 총선정국을 주도하는 동시에 노 대통령과의 완전한 단절을 통해 분당 이후 이완돼 있는 지지층의 결집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도 법리적으로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구체적인 방법은 홍사덕 총무에게 일임했다. 다만 한나라당은 탄핵에 앞장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홍 총무는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다른 야당과 협력을 타진하며 탄핵에 필요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법률적 검토는 끝났지만,정치적 판단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배용수 부대변인은 "정치적 판단은 (탄핵안을) 통과시킬 의원들의 숫자나 다른 당과의 공조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