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평화재건사단으로 명명된 한국군자이툰(올리브) 부대의 키르쿠크 전개가 1개월여 앞으로 임박한 가운데 파병을 둘러싼 치명적인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들 문제에 대한 사전대비를 충분히 하지 않을 경우 3천600여명에 달하는 우리장병들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국가 이미지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일 이라크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키르쿠크 주민들은 한국 정부가 파병부대의재건임무 성격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한국군 역할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큰 상황이다. 특히 키르쿠크 지역 주민들은 한국 정부가 내세운 재건(Reconstruction)의 의미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집권기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노후화되고 망가져 온 사회기간시설에 대한 재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군 파병부대가 현지인들이 기대하는 것 만큼 기간시설 재건 부대로서의 역할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한국군과 현지인들 사이에 오해와 갈등이 빚어질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키르쿠크 주민들은 한국정부가 파병에 대한 국내외의 반대여론을 희석시킬 목적으로 강조해온 재건을 재건축(rebulding)쯤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군의 정확한 임무를 모르지만 어느 나라 군대도 한국군처럼 건설임무(reconstruction mission)를 내걸고 오는 경우는 없었다"며 "한국군이 얼마나 많은기간시설을 다시 세워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군 배치 예정지인 하위자시의 한 주민은 "한국군이 우리 마을을 재건(이하드트 앨비나)해 주러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빨리 와서 도로포장도 해 주고 막힌 하수도 시설을 고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파병부대가 부여된 임무에 따라 실제로 해 줄 수있는 부분과 키르쿠크 주민들의 기대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은 사실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파병이 1개월 앞으로 닥쳤는데도 주둔지를 결정하지 못하는 등 미군의 눈치만 살피는 것도 파병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장애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 군은 4월중 파견을 결정해 놓은 상황이지만 2일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주둔지와 이라크 주둔 미군과의 지휘관계, 미군 시설인수 문제 등을 확정해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미군이 키르쿠크 공항과 하위자 기지내의 일부 시설을한국군에 넘기는 대가로 과도한 돈을 요구해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한 기업인은 "3천명이 넘는 군인을 보내면서 파병예정지 관련 정보를 미군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런 상황에서우리 나름의 파병전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파병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늦었지만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지상황에 대한 주체적이고도 객관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그다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