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상장·등록기업의 '기업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개선에 본격 뛰어든다. 투자기업의 이사 선임 등에 주주권을 행사, 경영 투명성을 향상시켜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소버린 등 외국자본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는 대항마 역할도 맡겠다는 것이다. 1일 국민연금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템플턴투신운용과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을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의 위탁 운용회사로 선정하고 7백억원씩 총 1천4백억원을 투입, 올 상반기중 펀드 운용에 들어간다. 국민연금은 지배구조 개선작업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만큼 펀드 투자 기간을 최장 5년으로 정하고 투자 성과에 따라 매년 지배구조펀드의 투자 금액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국내 연기금중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장기 펀드를 설정, 운용하기는 국민연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이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섬에 따라 다른 기관투자가의 동참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투신운용은 조만간 국제금융공사(IFC) 등 국내외 기관을 대상으로 2억5천만달러 규모의 기업지배구조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미래에셋도 올 상반기중 내재가치는 높으나 지배구조가 낙후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선보인다. 국민연금의 기업지배구조 펀드는 기업지배구조지수(KOGI)에 편입된 50개 상장사와 개선작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우량 중소형 종목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 펀드는 미국 등 선진시장에선 보편화된 투자전략"이라면서 "이같은 투자활동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가가 한 단계 높아지면 연금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