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정년연장 바람.. 그린스펀 "연금수령시기 늦춰도 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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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중앙은행) 의장이 정년 연장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세계적으로 근로자의 정년 연장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정적자의 주범인 연금 및 의료비 지원에 대한 정부부담을 축소하고,인구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린스펀 의장은 25일 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급증하는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을 의회에 촉구한 뒤 "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사회보장연금 수령 시기를 현행 65세에서 67세로 높여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의 근로자 정년이 67세로 연장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특히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오는 2008년부터 은퇴수당을 챙기기 시작하면 재정적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고 지적,"의회는 은퇴연령을 높이고 미래의 사회보장 연금 지불액을 삭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각국과 일본도 경제계의 반발에도 불구,정년 연장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년 연장에 가장 적극적인 영국은 지난해 △근로자 정년 65세에서 70세로 연장 △직장내 연령차별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법을 마련,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오스트리아도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렸으며,독일은 65세에서 67세로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연내에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법을 마련할 방침이며,호주 역시 강제 은퇴시기를 현행 60세에서 65세 이상으로 늦출 계획이다.
이같은 정부의 정년 연장 정책에 부응,실제로 정년을 늘리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이 정년을 63세로 3년 연장키로 하는 등 최근 들어 3~4개의 일본기업들이 정년 연장 조치를 취한 게 그 예이다.
하지만 전세계 대부분의 기업들은 비용부담을 이유로 이에 적극 반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